핀테크 활성화 위해선 당국-금융기관들의
협업환경 조성이 중요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 현실 들여다봐야 생태계 조성 함께 힘모을 때
협업환경 조성이 중요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 현실 들여다봐야 생태계 조성 함께 힘모을 때
![[포럼] 핀테크 활성화, 소통이 먼저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402103451607002[1].jpg "[포럼] 핀테크 활성화, 소통이 먼저다")
2015년이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올해에도 여러 가지 이슈가 대한민국 사회를 흔들고 있지만 그 중 핵심 화두가 '핀테크'라는 점에 의문을 표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2015년에는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핀테크'라는 용어 뒤에는 자연스럽게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등장한다. 핀테크가 세계적 트렌드인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의 변화나, 패션 트렌드에 비하면 그 혁명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특정 주체의 강력한 의지와 실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혁명'의 의미라면 우리가 기대하는 그 '혁명'은 그 주체가 결코 하나의 단위가 아닌 '다양한 주체들의 융복합체'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IT기업, 금융당국, 학계, 연구기관, 소비자 단체, 은행·카드사 등 금융사 그보다 앞서 대통령까지 우리가 바라는 그 혁명에 대한 당위성과 포부를 역설한지 1년이 다 돼 간다.
하지만 현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기업들은 하나같이 규제에 발목 잡혀 전진도 후퇴도 할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으며 은행이나 카드사, 증권가는 조목조목 나누어 적어 놓은 법조문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IT업계에 설명하느라 바쁘다. 금융당국은 무언가 많은 변화를 이루어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며 소비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꽤 긴 시간 동안 떠들썩한 논의의 시간이 있었지만 우리에게 와닿는 혁명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다년간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라 핀테크 관련 소프트웨어 보안성 심의에 매달린 경험이 있는 우리는 규제나 법조문, 금융당국의 탁상 행정이 그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직접 개혁을 주문한 규제개혁 회의도 그렇고, 매우 신속하고 밀도 있게 발표되는 금융당국 개선안도, 당국 개선안을 능가하는 협회의 자율규제도, 카드사나 은행들의 차세대 핀테크 사업계획도 모두 정확한 목표를 잡지 못하거나 초점이 빗나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무척이나 아쉬울 따름이다.
전문가들의 협업 없이 건축물은 완공의 깃발을 꽂을 수 없고, 기획자와 연출가·배우·스텝들의 끈끈한 협력이 있어야 수많은 관객을 감동시키는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법이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얼마나 협력하고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현업에서 혁명까지도 아닌 개선, 변화나 혁신을 논했던 우리 스스로는 얼마나 당국이나 금융기관과의 공조를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하고, 당국은 지금이라도 현업과 소비자들의 문앞까지 직접 찾아갈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핀테크 혁명을 위한 각종 포부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목표를 위해 얼마나 토론하고 서로의 입장을 얼마나 확인했으며, 이웃나라들은 얼마나 오래전부터 당국과 기업·소비자가 긴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했었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혹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거나 알고 싶지도 않은 상태에서 혁명을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글로벌 트렌드의 분위기에 편승해 현실은 덮어두고 마치 남보다 먼저 '혁명'을 논하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를 다시 돌아 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핀테크 혁명'의 재료는 다른 무엇도 아닌 '소통'일지 모른다. '소통'은 시대적 착오를 막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 소비자와 기업, 정부 모두에게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는 중요한 재료다. 지난 15년간 우리의 IT역사는 소통의 부재로 인해 완패의 경험 얻었고 '그때 우리가 그랬더라면…' 이라는 명제만 남겼다. 또다시 IT와 관련된 쇄국정책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혁명'이라는 단어를 한번 거론해 보고 마는 수식어로만 쓰고 말지는 결국 제대로된 '소통'이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공적인 생태계 조성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본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핀테크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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