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 외국인 7거래일 연속 1조700억 매수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컴백'에 힘 입어 코스피는 약 5개월만에 2000선을 탈환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지난달 23일 이후 7거래일 연속 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사들인 금액은 1조700억원에 달한다.
1월에 1조400억원의 매도세로 '바이(Bye) 코리아'를 보였던 외국인은 2월에 1조3300억원의 '바이(Buy) 코리아'로 돌아선 이후 이 달에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전환은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매월 600억유로씩 총 1조1400억유로가 투입돼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당장 선진국 증시부터 훈풍이 불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 나스닥이 15년만에 5000선을 회복한데 이어 독일 증시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의 증시 상승세가 거세지고 있다.
선진시장에 이어 신흥국으로까지 글로벌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가운데, 특히 타 신흥국에 비해 외환보유액 등 경제 상황이 탄탄한 국내 증시가 글로벌 자금 유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푼 돈은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경상수지 흑자와 재정확대 추진이 동시에 진행되는 한국이 유동성 유입 수혜국이 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의 '컴백'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7포인트(0.23%) 상승한 2001.38로 장을 마감해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30일(2020.09)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지난달 25일 199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27일 1985선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2000선까지 탈환했다.
개선된 대내외 환경을 감안했을 때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가 추가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이 이어지면서 이달 최대 2060선 상단 밴드에 도달할 가능성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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