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9억4000만달러 흑자… 내수부진으로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 커
올 1월 경상수지 흑자가 6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 부진으로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큰 데 따른 것으로 '불황형 흑자'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1월 경상흑자가 6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35개월(2년 11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전달보다는 8000만달러 감소했다.
경상흑자는 지난해 11월 113억2000만달러에서 12월 70억2000만달러로 급감했고, 이달 또다시 줄었다. 다만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경상수지가 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9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흑자는 892억달러였다.
경상수지 흑자 유지는 1월에도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수출은 45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줄은데 비해 수입은 38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9% 감소했다. 지난해 11월(500억6000만달러) 전년 같은 달 대비 5% 감소한 수출은 12월(537억1000만달러) 1.3%로 소폭 증가했지만 1월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올해 1월 수출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석유화학 제품을 제외하면 통관 기준 수출은 6.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입 감소 폭도 지난해 11월(400억3000만달러) 10.4%에서 12월(453억9000만달러) 1.8%로 완화됐지만 1월 다시 커졌다. 수입이 다시 감소한 것은 내수 침체의 영향이 크다. 한은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지난해 같은 달(108)보다 5p 낮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소비자들이 미래 지출을 고려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소비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수 부진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생기는 불황형 흑자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내수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상흑자가 35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불황형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 침체로 산업생산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7% 감소했다. 2013년 3월(-1.8%)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3.7%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2008년 12월(-10.5)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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