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정 계획 번복… '무사안일식' 제도유지 비판
개인정보 유출 불안 여전 "국민 무시한 처사" 지적
개인정보 유출 불안 여전 "국민 무시한 처사" 지적
국회가 '현 주민번호 체계는 해킹을 조장하는 제도'라며 전면개편을 추진한다. 정부가 1억건 정보유출 등에 대한 대책으로 '전면 개편에 준하는 주민등록번호(이하 주민번호) 개편을 검토하겠다던 입장을 올해 업무계획에서 번복한데 대한 압박이다.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행정자치부의 주민번호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진선미 의원은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지난 1년간 정부는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편을 검토했으나 아무 성과가 없었으며 앞으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분노가 치달을 때는 주민번호를 개편하겠다며 공청회까지 열더니 새해가 되면서 제도 개편 계획조차 없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 결과 드러났다(본지 1월21일자 보도)"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도 "1억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사안일'식으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려는 행자부의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면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한데 정부가 해결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이제 번호 개편마저 뭉개려는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지난해 주민등록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안의 경우 변경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주민번호 자체에 여전히 생년월일·성별·출생지 등의 정보가 담겨있어 번호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민단체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신훈민 변호사는 "행자부가 주민번호 제도 개편을 2015년 업무보고에서 제외하고 자문단 회의도 더 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며 "법원은 유출된 주민번호로 인한 신분·명의 도용과 다른 개인정보의 수집 가능성을 우려하고 재산상 피해 가능성을 인정하여 유출 책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지만, 정작 손해배상의 원인이 되는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주민번호 제도 개편 혹은 변경 범위 확대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행자부는 이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국무총리실과 주무 부처에 '주민번호는 행정업무에 한정해 사용하고 다른 공공영역에서는 목적별 자기식별번호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올 들어서는 정부가 인권위 권고 수용에 소극적이고 주민번호 변경 허용안 역시 개인정보 보호에 매우 미흡하다는 의견을 다시금 제출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주민번호 제도 변경에 대한 검토 계획이 추상적이고, 주민등록 관련 행정업무 이외에는 주민번호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어 개인정보 보호에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는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와 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주민번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27일 국회에서 주민번호제도 담당 공무원,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 및 법조계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간 정부가 어떤 개편안을 냈는지 분석하고, 그 성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진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행정자치부의 주민번호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진선미 의원은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지난 1년간 정부는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편을 검토했으나 아무 성과가 없었으며 앞으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분노가 치달을 때는 주민번호를 개편하겠다며 공청회까지 열더니 새해가 되면서 제도 개편 계획조차 없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 결과 드러났다(본지 1월21일자 보도)"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도 "1억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사안일'식으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려는 행자부의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면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한데 정부가 해결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이제 번호 개편마저 뭉개려는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지난해 주민등록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안의 경우 변경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주민번호 자체에 여전히 생년월일·성별·출생지 등의 정보가 담겨있어 번호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민단체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신훈민 변호사는 "행자부가 주민번호 제도 개편을 2015년 업무보고에서 제외하고 자문단 회의도 더 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며 "법원은 유출된 주민번호로 인한 신분·명의 도용과 다른 개인정보의 수집 가능성을 우려하고 재산상 피해 가능성을 인정하여 유출 책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지만, 정작 손해배상의 원인이 되는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주민번호 제도 개편 혹은 변경 범위 확대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행자부는 이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국무총리실과 주무 부처에 '주민번호는 행정업무에 한정해 사용하고 다른 공공영역에서는 목적별 자기식별번호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올 들어서는 정부가 인권위 권고 수용에 소극적이고 주민번호 변경 허용안 역시 개인정보 보호에 매우 미흡하다는 의견을 다시금 제출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주민번호 제도 변경에 대한 검토 계획이 추상적이고, 주민등록 관련 행정업무 이외에는 주민번호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어 개인정보 보호에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는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와 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주민번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27일 국회에서 주민번호제도 담당 공무원,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 및 법조계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유출된 주민번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간 정부가 어떤 개편안을 냈는지 분석하고, 그 성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진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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