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

CJ 신사업 투자 사실상 올스톱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차질
오너부재 장기화 한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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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


"전문경영인 체제 경영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오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23일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지난 13일 마감된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까지 사실상 '올스톱' 된 사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투자 지연 및 위축 등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재계와 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13일 마감된 APL로지스틱스 본입찰에서 일본 물류기업인 긴테츠월드익스프레스(이하, KWE)에 밀려 인수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APL로지스틱스 인수적격 후보로 선정됐던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전 무산으로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의 기반 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됐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전 성공을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었다. APL로지스틱스가 북미와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가 충실할 뿐 아니라 자동차, 내구 소비재, 가전, 포장화물, 소매물류 및 의류, 신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군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는 '오너 부재' 인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나 통 큰 결정을 할 수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인데, 전문 경영인으로서는 베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싱가포르 인수전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 CGV 영화관 확장, CJ오쇼핑 인수합병 등 관심을 보였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한데에 따른 오너의 부재가 피부로 와 닿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삼촌인 손경식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긴 안목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굵직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오너의 공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룹 미래의 성장동력이 되는 신사업 추진이 오너의 부재로 인해 올스톱이 된 상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CJ그룹은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 등 해마다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그러나 2013년에는 이 회장의 부재로 투자는 계획 대비 20% 미달한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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