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B지수 5단계 하락 17위
실행· 활용부문 특히 '취약'
실행· 활용부문 특히 '취약'
정부가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오픈데이터)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공공데이터 경쟁력은 오히려 5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국가 운영의 효율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맞춰, 국내 공공데이터 관련 정책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영국의 비 영리법인 오픈데이터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오픈데이터지수(ODB) 순위는 2013년 12위에서 5단계 추락한 17위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가장 높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ODB는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공공데이터 개방 준비, 실행, 활용에 대한 부분을 수치화한 것으로, 영국 오픈데이터위원회(Open Data Institute ODI)가 매년 연말 발표한다. ODI는 월드와이드웹위원회(WWDC) 설립자인 팀버너스리가 2012년에 만든 비영리법인으로 세계 각국의 오픈데이터 관련 정책, 시장 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14년 조사는 8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아프리카와 동아시아 등 신흥국가들의 ODB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3년 54.21점에서 2014년 57.65점으로 상승했지만, 다른 국가들의 ODB가 더 많이 상승해서 순위는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준비 부문에서는 10위권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실행과 활용 부문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데이터 공개는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해당 데이터를 기업, 국민들이 활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SW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픈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지원 정책을 펴고 있으나, 정작 해당 데이터를 어떻게 부가가치화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다수 개방하고 있지만 표준화되지 못하고, 활용을 위해서는 재가공이 필요하다. 오픈데이터는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다른 데이터와 결합할 때 활용성과 증대되지만, 현재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오픈데이터를 SW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형태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API로 제공되면 복잡한 데이터 변환 없이 다양한 SW에서 데이터셋을 활용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은 데이터를 개방할 때 API형태 또는 기계 판독이 가능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SW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오픈데이터는 형식만 디지털로 되어 있지 실제 활용을 하기 위해서는 재가공이 필요해 아날로그 데이터에 가깝다"며 "오픈데이터와 관련해 체계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데이터와도 표준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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