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알레르기질환과 맞춤형 치료](http://contents.dt.co.kr/images/201502/2015021102102251607001[1].jpg "[의과학 칼럼]알레르기질환과 맞춤형 치료")
최근 의과학계에서 핫이슈인 연구 분야는 단연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의 모든 유전체를 말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는 미래에 새로운 연구 개념을 창출하고 질환 발생과 관련하여 진단, 예후, 치료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기술이 발굴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연구 분야이다. 인체 내에는 인간의 세포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고, 미생물 유전자는 인간 유전자보다 100배 이상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바로 이러한 미생물과 인간의 질환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규명하는 것이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2003년도에 Human Genome Project (HGP)를 통해 인간의 유전체 정보가 모두 공개됐고, 그 이후 인간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많이 밝힐 수 있게 됐다. 2007년부터는 휴먼 제놈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HMP)를 통해 인간의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의 유전체를 밝히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HGP가 그랬던 것처럼 HMP가 완료되어 마이크로바이옴 결과가 공개되면 의학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화된 사회에서 생활 형태의 변화로 인하여 감염성 질환은 감소하고 알레르기질환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도 미생물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영아기 장내 미생물의 분포에 따라 면역 발달의 차이를 가져와 알레르기질환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그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로, 임신 중 항생제 복용, 제왕절개, 분유 수유는 모두 아토피피부염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요인인데, 이는 동시에 장내 미생물 분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도 하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총에 의해 장점막 림프조직이 건강해야 인체 모든 면역 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는데, 이러한 여러 조건들에 의해 출생 후 장내 미생물 분포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게 되면 Th1-Th2 면역반응 균형이 깨지게 되고, Th1 면역반응 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알레르기질환 발생에 기여하게 된다.
최근 알레르기질환의 대표적 질환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인체에 유익한 균을 말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음으로써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의 분포를 변화시켜 면역균형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고, 또한 장내 미생물의 분포가 아토피피부염 발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해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생물의 분포만으로 알레르기질환의 발생 원인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알레르기질환은 유전성을 갖고 있는 질환으로, 외부 환경요인과 인체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 종류, 항생제 복용과 같은 환경요인에 의해 장내 미생물은 군집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인체 유전자와 함께 장내 면역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대사작용이 일어나게 되는데 항상성이 깨질 경우 질환의 발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미생물과 인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것은 의학 분야에서 꼭 필요한 연구주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알레르기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을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규명한다면 알레르기질환의 개인 맞춤 치료에 한발 더 가까지 다가가게 될 것이다.
홍수종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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