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해킹대책, 기본에 충실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2/20150210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해킹대책, 기본에 충실하자")
2014년 12월 한국수력원자력이 해킹을 당하여 인터넷에 한수원 전현직 직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공개되고 원전수출 관련 대통령 친서와 원전설계도, 부품도 등 많은 문서가 누설되었다. 한수원 내부감사결과 업무용 PC 몇 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되고 일부 보안메일이 승인없이 외부에 발송되었으며, 보안기능 없는 USB를 사용한 사실 등이 밝혀졌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으로 원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했으나 원전 자체는 망과 분리된 별개의 내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므로 해킹피해와는 관련이 없으며, 해킹피해는 한수원 직원들의 업무용 PC가 피해를 입을 뿐이다. 어쨌든 이 사건은 한수원의 인터넷망이든 업무용 내부망이든 명백한 국가기간시설에 대한 해킹사건이고 이로 인하여 국민들에게 큰 심리적 피해를 준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최근 보도된 정부합동수사단 수사경과를 보면 유출된 원전 설비계통도와 중성자 감속설비도면 등을 비롯한 한수원 핵심자료의 상당부분은 한수원 협력사 사장의 컴퓨터가 해킹당해 빠져나간 것이라고 한다. 표적이 된 협력사는 원전납품물량의 안전평가업무를 대행하는 회사였고 해커들은 이 회사가 원전시설물 관련 정보를 한수원과 공유하지만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을 노렸고, 이메일 등으로 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뒤 저장된 자료를 빼내는 피싱수법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한수원 해킹사건이 발생한지 이제 겨우 두 달 지났지만 이 사건은 벌써 국민들의 기억에서 흐릿해져가고 있다. 국민들은 하도 자주 발생하는 해킹사건에 이제 놀라지도 않는다. 그래서 해킹에 대한 대비책에 소홀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해킹사건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해킹이라는 것이 컴퓨터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에 불과하므로 물리적으로 국가가 전복되거나 위기에 처해질 일은 없겠지만 컴퓨터에 의존하는 부분이 점차 커져가고 있으므로 우려되는 해킹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경계하고 막아내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국가보안마저 위태롭게 할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해킹에 대비할 수 있을까? 해킹의 수법과 기술이 상황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 완벽한 해킹대비책은 있을 수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대비책은 기본적인 보안수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많은 해킹사고는 담당자들의 기본적 보안의식 부재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수원 해킹사고도 협력사의 보안이 허술하여 우회적으로 해킹이 시도된 것임이 밝혀졌다. 아무리 발전된 고급 보안기자재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담당자 등 관련자의 보안의식 부재로 과실에 의한 사고가 자꾸 발생한다면 이는 기술력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해킹보안대책이란 무엇일까? 계속 되풀이하는 내용이지만, 첫째, 직원들의 보안의식이 철저히 강화되어야 한다. 자신의 업무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며, 평상시 자료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업무내용을 USB에 들고 다니거나 보안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이메일을 전송해서는 안 된다. 둘째, 국가기간시설, 공공기관, 민간단체, 기업체 등 모든 단체에서는 보안예산을 최우선 확충하여 필요한 보안설비와 인력을 충실히 투입하고 철저한 보안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최근의 기업체의 예산통계를 보면 늘어야 할 사이버보안예산이 오히려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기업경영진의 보안의식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셋째, 국내의 보안기술에 관한 실력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보안전문가와 연계하여 직·간접적으로 지원받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사이버범죄는 국경이 없으므로 결국은 외국과의 공조가 절실한데 이러한 차원에서도 결국은 외국 보안전문가와의 협력이 긴요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지능화된 침입탐지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해야 한다. 침입탐지시스템(IDS)은 서버나 네트워크에 대한 해커의 공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보안시스템을 말한다. 침입탐지시스템은 방화벽과 같은 침입차단시스템이 차단에 실패할 경우,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네트워크관리자 부재시에도 해킹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지능화된 보안솔루션이다. 이상의 기본적 보안대책만 충실히 하더라도 해킹범죄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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