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기둔화로 비관적 견해 확산… 한국은행 전망치보다 낮아
KDI, 전문가 33명 설문조사
KDI, 전문가 33명 설문조사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한국경제가 한국은행의 예상보다 비관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발간한 '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말 국내 경제전망 전문가 33명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달 15일 내놓은 전망치인 3.4%보다 낮다. 또 KDI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조사한 3.8%, 4분기 3.7%보다 0.4~0.5%p 낮은 수치다. KDI는 "유가 하락과 미국의 양호한 회복세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주요 신흥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 경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 중 26.3%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3.3%)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KDI는 "우리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3%로 3분기 전 예상치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에는 6.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수출 증가율은 3분기에 5.9%로 하향됐고, 4분기에는 5%로 낮춰졌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4.8% 성장한 937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94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초에 1% 초반의 낮은 상승세를 보인 뒤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연간 1.6%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저물가에 의한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씻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전망치를 2.4%로 낮추고, 4분기는 1.9%로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원화가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연평균 2.3%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현재 우리 경제가 부진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의 이날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6.2%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달 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수출액도 8.1% 줄어 전달(-0.4%)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4.5% 증가했다.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서비스업생산의 증가율이 3%를 기록했지만, 도소매업생산(1.9%), 교육서비스업(0.5%), 숙박·음식점(-1.7%),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5%) 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 민간소비(속보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이는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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