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환경·소재·ICT 등 다양한 분야 융합 추세
조립 시대 맞춰 오픈 플랫폼·SW인력 확보 선결돼야
조립 시대 맞춰 오픈 플랫폼·SW인력 확보 선결돼야
■ 스타트C 코리아
제8차 과학ICT융합포럼-자동차 산업의 기술혁신과 미래
김창곤 의장(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자동차에 전기·전자, 환경,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됨에 따라 자동차 기업들이 개방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전통적인 기계산업에서 첨단 전자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곤 의장=영화를 종합 예술이라 한다면 자동차 산업은 종합적인 융합 산업이라고 생각된다. ICT와 소프트웨어, 과학기술이 융합되려면 답은 하나다. 기업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되고, 개방하고 바깥에 있는 혁신가들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개방과 협업'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도 미래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좋은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많은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자동차 분야에 장래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최근 자동차 업계의 발표 내용이 대부분 '우리도 한다'는 내용이다. 파괴적 혁신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또 전기차와 수소차는 자동차만 만들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료 공급 인프라를 연결해야 하는데, 두 연료 분야가 공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마트카 분야에서 구글은 플랫폼을 깔아주고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쓰고 있다. 기업들이 모든 것을 안에서 수용하려는 방식을 고집한다면 앞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어디로 갈지는 명확하다. 또 커넥티드 카는 외부와의 연결도 중요하지만 내부 부품 간 연결도 매우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을 자동차 제조사가 개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협회 회장=이제 자동차는 석유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과거에는 자동차의 3%가 전자부품이었는데, 지금은 80%에 달한다. 아우디 대표도 자신들을 기계회사가 아닌 전자회사로 봐 달라고 했다. 이런 전자 기술은 결국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건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자동차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으로 무장해야 앞으로 이삼십 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김웅규 이마린 대표=자동차 구매자들의 지속적인 불만이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내비게이션도 차의 일부이기 때문에 옵션 구매에 많은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어도 따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쓰게 된다. 데이터베이스나 거리계산, 최적주행 경로 등 알고리듬이 비교가 안 된다. 차를 타는 운전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소프트웨어 장치가 내비게이션인 만큼, 좀 더 지능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박용호 드림엔터 센터장=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 배터리다. 배터리를 잘 만드는 회사가 많은데 자동차 제조사가 배터리까지 개발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모든 걸 인하우스로 하기보다는 문을 열어 생태계를 만들었으면 한다. 앞으로 스마트폰도 조립해서 쓴다는데, 미래에는 자동차도 원하는 대로 조립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한 국가적 대비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문을 열어 놓고 함께 자동차 산업을 일으켜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남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항상 놓치기 쉬운 분야가 보안이다. 모든 게 연결된 상태라면 한 곳만 뚫려도 전체가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 보안 측면에서 안전성을 더 강조했으면 한다. 모든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진다고 보면 보안 분야에서 강점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해 관련 산업도 발전시키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도움될 것이다.
토론에서 제시된 의견들과 관련해 임태원 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대학과 협력을 폭넓게 하고 있고, 최근 미국 산호세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무실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내에도 광주혁신센터를 출범했고, 중앙연구소 옆에도 벤처기업을 위한 시설을 뒀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혼자 힘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면 항상 문을 열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수소차 어느 한쪽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과 관련, 임 소장은 현재도 시장에 전기차와 디젤차, 가솔린차 등 여러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자동차 연료로 수소가 30~40%, 전기가 30~40% 사용되고 내연 기관은 주로 화물차에 사용될 것이라는 큰 포트폴리오가 있기 때문에 수소를 선택한다고 100% 수소차만 만들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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