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원 현대차 중앙연구소장 발표
과거 전자·전기시스템 10개 미만… 현재 40% 이상 차지
대학· 외국 연구소 등 혁신위해 다양한 협력통로 만들어
과거 전자·전기시스템 10개 미만… 현재 40% 이상 차지
대학· 외국 연구소 등 혁신위해 다양한 협력통로 만들어
■ 스타트C 코리아
제8차 과학ICT융합포럼-자동차 산업의 기술혁신과 미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최근 전자제품보다 스마트기기 연동, 자율주행시스템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자동차'가 더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통적인 제조업 영역을 넘어 ICT기술들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29일 열린 '제8차 과학ICT융합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이처럼 빠르게 패러다임이 변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제조·전기·전자·IT 등 각 영역의 벽을 허물고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산업의 기술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은 "1900년대 초반 자동차는 전자장치가 10가지가 채 안 됐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부분이 전자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친환경, 융복합, 소프트파워로 요약되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태원 소장의 주제발표 내용과 자유토론 내용을 정리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환경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대두되고, 전자·IT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핵심 키워드가 친환경, 융복합, 소프트파워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로 미래 자동차 기술은 '친환경'과 '지능형'이란 두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최근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지능형 자동차'다. 과거 자동차에 적용된 전자·전기시스템은 10개가 채 안 됐지만, 지금은 전체 자동차 재료비의 40% 이상이 전자·전기시스템에 투입되고 있다. 안전과 환경 관련 규제, 표준화 등 이슈가 커지고 효율성이나 안정성, 편리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빠른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서 차량의 IT화가 이뤄지고 있다. 한마디로 자동차는 움직이는 '전자장치'다.
안전 관련해선 기존 자동차가 충돌자나 운전자의 상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선보이는 지능형 자동차들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는 긴급제동, 충돌회피 등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2020년 이후에는 자동차간 통신(V2V), 자동차와 시설간 통신(V2I) 기술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주차시스템, 운전자 비상상황 발생 시 자율정차시스템, 신호감지시스템, 협로 인식시스템, 손동작 인식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고 CES에서 이들 기술이 탑재된 컨셉트 자동차를 소개했다. 또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내도로와 고속도로를 자율 주행하는 기술과 V2V, V2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수천만원 짜리 센서로 무장한 구글, 아우디의 자율주행 차와 달리 센서를 최소화하면서 융합기술로 이를 보완해 가격을 낮추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레이더와 카메라 융합, LED 센서와 초음파 센서 융합 등을 시도하고 있다.
아우디, 벤츠 등 글로벌 유수 회사들도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시스템, 무선연결시스템 등 첨단 IT가 융합된 기술들을 선보였다. 5년 내 클라우드 시대가 본격화돼 차량과 인터넷이 100% 연결되면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 확보의 핵심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각 분야의 영역이 파괴되면서 자동차 회사의 힘만으로는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학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또 미국에 사무실을 만들어 혁신기술을 발굴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중앙연구소 주변 벤처시설,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외부와 협력하는 다양한 통로를 확대하고 있다.
화석연료 고갈,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수요가 커지는 친환경 자동차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과 석유 사용량 감소를 위한 이산화탄소 및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 수소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집중 투자 중이다.
지금까지는 각 브랜드별로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해 개발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카테고리 구분없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가 경쟁하기도 하고, 전기차와 수소차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포트폴리오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비 18.2㎞/ℓ의 3세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양산했고, 올해 전기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장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약 3만달러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235㎞를 주행하는 자동차(쏘울)를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회사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차다. 수소차는 충전 후 600㎞를 주행할 수 있고, 급속충전 시간도 3분에 불과해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비는 내연기관 차량 기준으로 하면 30㎞ 정도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1998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9년 세계최고 수준의 시스템 효율을 가진 '모하비'를 선보였고,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를 양산했다. 몇 년 내에 보급형 차세대 수소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연비를 높이는 한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통해 연비를 높이고 나아가 전기자동차, 수소차 등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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