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혁신경제 위해 정책과 과제 수행 앞서
'사람'의 중요성 인식해야 제도와 법 시스템 넘어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해 융합과 협업 이끌어야
'사람'의 중요성 인식해야 제도와 법 시스템 넘어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해 융합과 협업 이끌어야
![[시론] 정책, 제도보다 `사람`이 먼저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2902102351607001[1].jpg "[시론] 정책, 제도보다 `사람`이 먼저다")
정부는 2015년을 우리 경제도약의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 선언하고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천명했는데, '창의', '융합', '도전' 그리고 '협업'을 핵심적 혁신 동력으로 삼고 있다. ICT 융합 확산, 제조업 혁신 3.0을 통한 주력산업의 스마트화, 창업의 질 제고, 원천기술 확보로 미래 성장동력 등을 창출하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어떤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면 대개 정책과 제도가 핵심적 수단이 된다. 이 과정에서 종종 간과되는 것은 '사람'이다. 대부분의 과제는 여러 요소로 얽혀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풀어가려면 이들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생각해야 한다. 과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 정책, 제도라는 시스템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의 마음과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읽어야 한다. 특히 '사람' 부분을 더욱 의식해야 한다.
우선 과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정책, 제도와 그 비전에 공감해야 한다. 철학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 제도라도 공감하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다.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은 실패로 끝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런데도 많은 경우, '혁신'을 외치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면 성공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또한 관련된 사람들이 어떠한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느냐도 중요하다. 연구자의 경우 추구하는 목표가 연구 성과지표 또는 연구비 확보인지, 긴 안목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사회문제 해결 또는 학문발전에 기여하는 일인지가 관건이다. 물론 평가과정에서 성과를 어떻게 읽어 주느냐도 중요하다.
더 나아가 관련된 사람들 간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창조경제에서 강조하는 융합, 협업도 결국 사람의 융합이 먼저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당연시 받아들였던 '갑-을' 관계는 '수평적 협력' 관계로 바꿔야 한다.
연구개발의 경우 기획재정부, 감사원, 국회를 정점으로 정부 부처, 관련 기관, 대학 및 출연(연), 교수 및 연구자 순으로 '관리'하는 체제는, 역할을 분담하며 서로 돕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이것도 '융합'이며, 창의성, 도전, 자율성도 여기에서 가능하다. 이제는 연구자가 기재부 복도를 다니며, 잠시라도 담당 공무원을 만나 설득시켜야만 지원받는 구조의 효율성을 진지하게 계산해봐야 할 때다.
'이스라엘의 성공이 정부의 잘된 정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전혀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우리나라의 국가경영에 있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성공을 이루어낸 주연이 되도록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격려했을 뿐입니다.' 이스라엘 전 총리 에후드 올베르트의 말이다.
창의성을 위해 토론문화도 매우 중시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내는데 계급이나 위계질서를 따져서는 안 된다. 특히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사고, 이의제기를 존중해야 한다. '젊은 학생들의 새로운 생각과 교수의 연구 연륜이 서로 배우게 하며 자극을 주게 될 때 우연한 아이디어의 충돌로 새로운 결과가 창출된다.' 미국 보이어 위원회의 조언이다.
을미년 올해는 유네스코가 정한 '빛의 해'다. 국내외적으로 위기를 느끼고 있는 우리 모두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마음으로 하나 되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빛'이 되어야 한다. 정책, 제도, 법 등의 시스템에 머무르기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사랑, 배려로 풀어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행복해야 성공한다.
민경찬 연세대 교수 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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