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 모아 무단 제공… 저작권 위반 우려에 서비스 종료
# 지난해 각종 대회를 휩쓸며 주목받았던 벤처 A사는 차기 사업으로 '웹툰'을 주목했다. 지난해 네이버, 다음카카오 외 여러 중소 웹툰 사이트가 생겼고, 웹툰에 대한 대중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A사는 작년 여러 웹툰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웹툰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출시하자마자 반응이 좋아 여러 연관 사업을 고민하던 A사는 돌연 두 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웹툰 산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A사처럼 웹툰을 모아 보여주는 앱이나, 웹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무더기로 저작권법 위반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플레이 등 앱 장터에서 '웹툰'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레진코믹스 등이 아니라, 'OO웹툰', '웹툰OO' 식의 이름으로 등록된 앱들이다. 이들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기존 웹툰 사이트로 바로 갈 수 있도록 링크를 모아놓은 앱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네이버, 다음카카오에 있는 웹툰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이 만든 앱에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법 위반이다.
웹툰 저작권은 작가에 있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은 작가들과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고 합법적으로 웹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반해 웹툰을 모아 보여주는 앱들은 대부분 이들 작가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작품을 무단으로 올리고 있다.
이같은 웹툰의 불법 유통은 서버를 해외에 둔 웹사이트를 통해 만연해 있어, 그동안 웹툰 지재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여전히 해외 일부 사이트들은 국내 유명 웹툰을 번역해 올리며, 광고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국내 웹툰 서비스 사업자들은 증가하는 불법 앱이나 웹사이트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생겨나는 앱이나 웹사이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한다. 국내 웹툰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불법 앱이나 웹사이트 개발사에 이메일을 보내 위반 사항을 전달하고, 스스로 삭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잠깐 앱이나 사이트를 차단했다가 다른 IP나 이름으로 다시 개설하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웹툰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저작권 대책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웹툰 콘텐츠가 해외에서 계속 성장하려면, 불법 유통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협력해 계속 불법 유통 업자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올해도 해외 사이트 접속차단을 위한 지원과 만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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