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 기반 '전민기적' 흥행에 모바일·웹용 재제작 잇따라
현지 시장 포화속 검증된 한국산 게임 소재 활용 눈돌려
국내업계 자체개발작 성공 못하면 중국 기술의존도 확대
현지 시장 포화속 검증된 한국산 게임 소재 활용 눈돌려
국내업계 자체개발작 성공 못하면 중국 기술의존도 확대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인기게임 IP (Intellcutual Property:지적재산) 확보 경쟁에 붙이 붙었다. 성공한 한국 온라인게임의 IP를 확보, 이를 소재로 모바일게임이나 웹게임을 만들어 자국 내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함이다. 한국 업체 입장에선 인적 자원 투입 없이 중국시장 간접진출이 가능한 만큼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이나,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중국 업체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샨다게임즈가 '미르의전설 모바일'의 기술 테스트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이 게임은 위메이드의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를 소재로 샨다게임즈가 모바일 버전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이와 관련 "산댜 측과 (해당 게임의 사업화와 관련한) 협의가 아직 완료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미르의전설' 시리즈가 지금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모바일 버전이 정식 출시될 경우 현지 이용자들의 이목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킹넷의 '전민기적'이 웹젠의 '뮤 온라인'을 소재로 제작,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는데, 현재 중국 현지에서 '미르의전설2'가 '뮤 온라인' 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현지 업체 드림스퀘어는 그라비티와 계약,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이스트소프트의 '카발'도 중국 업체가 웹게임으로 개발, 현지 배급사 37WAN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게임사의 인기게임 IP 확보 경쟁에 나선 것은 현지 게임 시장 포화 때문이다. 시장 규모가 크나 지배적 사업자 텐센트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 난립한 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렵다. 모바일게임은 소비자 선택에 있어 브랜드의 친숙도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국 게임 시장을 개화시킨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고, 이를 활용하려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킹넷이 웹젠의 '뮤 온라인' IP를 확보해 만든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중국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이같은 흐름에 탄력이 붙었다. 국내 업체들은 게임 브랜드만 빌려주면 중국 업체가 개발 및 서비스를 전담해주니 게임이 실패해도 잃을 것이 없다. 수익이 발생하면 로열티를 나눠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아예 사전 허락도 받지 않고 한국 게임을 소재로 게임을 만들고 와서 IP 활용 계약을 맺어달라고 강권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이름만 살짝 바꿔 짝퉁게임으로 출시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례도 잦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늘어날 경우 한국 게임업체에 쏠려 있는 협상력의 무게중심이 중국 업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웹젠이 '뮤 온라인'을 소재로 직접 만든 모바일게임 '뮤 더 제네시스'는 실패했으나 킹넷이 이름만 빌려서 만든 '전민기적'이 대박 흥행을 기록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민기적' 같은 사례가 늘어나면 중국업체가 'IP 빌려달라'고 우리를 찾는게 아니라, 우리가 중국업계에 먼저 찾아가 '우리 IP로 게임 만들어 달라'고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며 "자체 개발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작을 내지 못하면 중국 업계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모바일게임에선 이미 중국이 한국을 기술 측면에서 추월했다는 평도 있다. 국내 업계가 IP 비즈니스를 통해 누리는 달콤한 수익에만 안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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