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들 비용 아끼려 사용자CPU 활용… “약관에 명시”주장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사업자들이 자신들이 설비를 갖추지 않고 이용자들의 PC나 모바일기기의 컴퓨팅 자원을 가져다 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서비스 약관에 이미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약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에 이를 공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이 이같은 서비스 방식으로 온라인 광고 등 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이 일부 서비스에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드 컴퓨팅이란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서비스 이용자들의 PC나 모바일기기의 중앙처리장치(CPU) 자원을 끌어모아 사용하는 기술이다. 과거 웹하드 서비스 업체들이 서버 설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했다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체 서버 투자를 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보유한 PC의 CPU를 서버 자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의 'TV캐스트'는 PC 생중계 서비스(모바일은 HD 등 고화질 영상 시청에 한함), 다음카카오의 'TV팟'은 고화질(HD)급 생중계 서비스, 아프리카TV는 생중계(라이브) 영상 서비스에 각각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그리드 컴퓨팅이 원활한 동영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 방식에 활용되는 이용자들의 CPU 자원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체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처럼 동시간대 엄청난 트래픽이 몰리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으로도 처리할 수 없다"며 "동영상 품질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재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용자의 네트워크 자원은 와이파이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비용적 손해는 없다"며 "이용자 단말기의 CPU를 일부 사용하지만, 배터리 소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업체들이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리드 컴퓨팅을 적용할 경우, 자체 서버나 CDN기술을 사용할 때에 비해 최대 9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례로 동영상 생중계를 위해 총 50억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할 때, 그리드 방식을 적용하면 4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업체도 이같은 점을 인정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실 비용을 다 부담하며, 동영상 무료 서비스를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용자에 이같은 사실을 약관에 공지하고, 동의 절차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러 이용 약관 중 하나로 포함돼 있고, 약관을 열어 꼼꼼히 읽어보지 않는 이상 이용자 자신의 PC나 모바일기기의 CPU가 서비스에 이용되는지는 알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사업자들이 동영상 서비스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정작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 콘텐츠를 동영상 서비스에 포함하면서, 영상보기에 앞서 광고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15초간 광고를 봐야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미 지난해 웹툰 서비스에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한 '스피드뷰' 기능을 선보였다가, 이용자 비난 속에 서비스를 중단한 적이 있다"며 "동영상 이용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이들은 서비스 약관에 이미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약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에 이를 공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이 이같은 서비스 방식으로 온라인 광고 등 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이 일부 서비스에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드 컴퓨팅이란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서비스 이용자들의 PC나 모바일기기의 중앙처리장치(CPU) 자원을 끌어모아 사용하는 기술이다. 과거 웹하드 서비스 업체들이 서버 설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했다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체 서버 투자를 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보유한 PC의 CPU를 서버 자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의 'TV캐스트'는 PC 생중계 서비스(모바일은 HD 등 고화질 영상 시청에 한함), 다음카카오의 'TV팟'은 고화질(HD)급 생중계 서비스, 아프리카TV는 생중계(라이브) 영상 서비스에 각각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그리드 컴퓨팅이 원활한 동영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 방식에 활용되는 이용자들의 CPU 자원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체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처럼 동시간대 엄청난 트래픽이 몰리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으로도 처리할 수 없다"며 "동영상 품질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재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용자의 네트워크 자원은 와이파이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비용적 손해는 없다"며 "이용자 단말기의 CPU를 일부 사용하지만, 배터리 소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업체들이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리드 컴퓨팅을 적용할 경우, 자체 서버나 CDN기술을 사용할 때에 비해 최대 9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례로 동영상 생중계를 위해 총 50억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할 때, 그리드 방식을 적용하면 4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업체도 이같은 점을 인정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실 비용을 다 부담하며, 동영상 무료 서비스를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용자에 이같은 사실을 약관에 공지하고, 동의 절차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러 이용 약관 중 하나로 포함돼 있고, 약관을 열어 꼼꼼히 읽어보지 않는 이상 이용자 자신의 PC나 모바일기기의 CPU가 서비스에 이용되는지는 알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사업자들이 동영상 서비스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정작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 콘텐츠를 동영상 서비스에 포함하면서, 영상보기에 앞서 광고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15초간 광고를 봐야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미 지난해 웹툰 서비스에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적용한 '스피드뷰' 기능을 선보였다가, 이용자 비난 속에 서비스를 중단한 적이 있다"며 "동영상 이용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