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첫단추 기획비중 9.5%로 세계평균 13%보다 낮아
기획-개발 분할발주 대비 '토종 컨설팅기업' 육성 시급
기획-개발 분할발주 대비 '토종 컨설팅기업' 육성 시급
IT서비스의 첫 단추인 '기획' 부문의 국내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화사업은 기획-설계-개발-구축의 단계를 거친다는 점에서, IT기획 부문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기획사업은 통합발주가 아닐 경우 보통 정보화전략계획(ISP)·프로젝트관리조직(PMO)으로 발주되는데,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 기획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9.5%로 세계 평균인 13%보다 낮았다. 부문별 비중을 보면 기획은 9.5%인 반면 구축은 55%로 세계 대비(13% : 35%)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구조다.
특히 국내 정보화사업에서 현재 기획사업 수행은 시스템통합(SI) 대기업 중심에서 컨설팅 기업으로 전환 중이다. 2011년까지 대기업들은 후속사업(본사업) 수주를 위한 영업차원에서 저가로 수행해 왔다.
그러나 2013년부터 상호출자제한 대기업 계열사의 공공IT사업 참여가 금지되면서 '재난망ISP'나 '정부3.0 클라우드 ISP'처럼 예외인정사업이 아닌 경우 기획사업은 중소 소프트웨어(SW)기업, 컨설팅기업, 감리법인 등으로 분산됐다.
실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분석한 조달청 발주정보에 따르면 2013년 143개 ISP사업 등 기획사업은 상출제기업이 3개, 대기업이 4개, SW기업이 45개, 컨설팅기업이 64개, 감리기업이 21개, 기타기업이 6개를 수행했다. 이 중 컨설팅 기업의 비중은 47.15%다. 수주금액 기준으로도 10위 이내 사업자 유형은 컨설팅전문기업(7개), 감리법인(2개), SW기업 1개인데 10위 이내 사업자가 354억원으로 전체 수주액인 587억원의 60.3%를 차지했다.
따라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조달청과 협의해 올 상반기 기획-개발 분할발주 시범사업을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취약한 국내 IT기획 분야를 이끌 기업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주요 IT컨설팅 업체로 액센츄어코리아, 한국EMC, 딜로이트컨설팅, 한국후지쯔, 한국IBM, LG CNS, 한국MS, 한국오라클, 삼성SDS, SK C&C를 꼽았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이 활동할 여지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즉 기획분야를 분리하고 ISP 의무화 대상 사업규모를 확대한다고 해도 참여할 국내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2012년 1월 'IT컨설팅산업 현황 및 육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약 30개사의 토종 컨설팅사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비가시성이 높은 정보화사업 기획의 어려움과 저가 발주는 국내 IT기획 분야 육성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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