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수준 기술력까지 겸비 '중국산' 고정관념도 변화
레노버, IBM x86서버 부문 인수로 '성공 신화' 준비
국산ICT업체 '엎친데 덮쳐'… 새 수익창출 모색 시급
레노버, IBM x86서버 부문 인수로 '성공 신화'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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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서 가장 큰 시사점 중 하나는 중국 ICT장비 업체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이제는 일정 수준의 기술력까지 겸비한 중국 제품은 고객의 고정관념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레노버는 IBM x86서버 사업부 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하며 전 세계 PC 공급 1위 업체로 성장한 레노버는 이번에 x86서버 사업부를 사들이며 또 다른 성공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HP, 델, 오라클 등 기존 서버업체들은 레노버가 국내에서 자리 잡기도 전에 고객과 협력사를 빼앗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브랜드라는 고정관념이 시장안착에 장애물로 작용할 테지만, 점차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x86서버 시장에서 레노버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현재 레노버는 IBM의 인력과 고객, 협력업체까지 그대로 흡수해 조직정비에 한창이다. 이에 업계는 레노버가 IBM의 시스템은 물론 문화까지 흡수해 독자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꼽고 있다. 회사가 합쳐지는 혼란기를 틈타 다소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레노버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레노버와 함께 화웨이 역시 올 초 국내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네트워크 업체로 시작한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서버 출하량 기준으로 4위로 올라섰다. 매출 역시 매 분기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는 올 초 국내에도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개설하고 서버, 스토리지 영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두 개의 대형 유통업체와 총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통망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의 x86서버 시장 3위 업체인 인스퍼도 국내 업체와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이처럼 중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해외시장까지 노리고 있는 레노버, 화웨이, 인스퍼 등의 국내 시장 공략은 시작됐다. 이들이 본격적인 저가정책 카드를 들고 나오고, 넓은 유통망을 확보해 유지보수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면 HW시장을 주도하던 미국업체들은 주도권을 내 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서버, 스토리지 틈에서 고사 위기를 겪고 있는 국산 ICT장비 업체들에게는 더욱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기술력에는 미국업체에, 가격으로는 중국업체에 밀리며 샌드위치 신세가 된 국산업체들은 내년 사업 전망이 더욱 암울하다. 이에 따라 국산 장비업계는 공공시장 진출로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하는 동시에 국산SW업체와 협업해 통합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산 서버 업체 관계자는 "중국서버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에 진출하면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국산업체들도 기술개발 등을 통해 대응해야겠지만 먼저 정부가 공공시장에 판로를 열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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