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무기로 맹공세
선진그룹과 기술격차도 좁혀
점유율 지속 확대 국산 위협
선진그룹과 기술격차도 좁혀
점유율 지속 확대 국산 위협
■2015 차이나 경계령… 한중FTA 명과 암
2014년은 중국 통신 장비 업체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급격히 부상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 한 해였다. 2015년은 중국 통신 산업이 몰고 올 태풍이 국내에 본격 상륙할 전망이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을 하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한국 시장 대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통신·단말 산업에서 그동안 강자로 군림해왔던 국내 업체들이 중국 공세 속 통신산업 리더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내수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국 통신 장비·휴대전화 업체들은 한국은 물론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확장해가며, 중국발 시장 재편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3위부터 5위까지 모두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의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4%로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성장했다.
중국 업체 약진에 기존 강자였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3년 3분기 35%에서 2014년 3분기 24.5%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2013년까지 5위권을 지켰지만, 지난해 중국 제조사 등살에 5위 밖으로 밀렸다.
그동안 중국 통신 업체들은 △거대 중국 내수 시장 △정부 지원 △기술 투자·차별화 등 3가지 요소로 성장해왔다. 중국이 2세대(G), 3G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주요 통신 방식이었던 2012년까지만 해도,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저가 단말기에 치중, 매출과 수익 면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중국 이통 시장이 LTE로 전환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화웨이, ZTE와 같이 네트워크 장비 사업으로 시작한 1세대 업체들에 이어 혜성처럼 등장한 샤오미나 오포, 원플러스, 비보와 같은 2세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제품력이나 가격 경쟁력 높은 스마트폰을 쏟아내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폰 전환기에 막 접어든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세를 확대하고 있는 동시, 선진 시장도 넘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 장비 업체들은 최신 기술력을 보유한 선두 그룹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평가다. 화웨이의 경우,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의 핵심인 칩셋까지 직접 생산하며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오프소스 플랫폼(AOSP)을 통해 스마트홈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인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에 이어 5G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업체가 선진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발판이다. 높은 기술 수준과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은 선진 시장 진출 시 일종의 '보증수표' 같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높은 진입 장벽에도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 11월 ZTE의 Z폰이 중국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이어 2013년 화웨이가 LG유플러스 수도권 지역 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했고, 2014년 12월에는 화웨이 스마트폰 Z3가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출시됐다. 화웨이는 국내 IT인력을 사로잡기 위해 장학금 지원 등 인력 양성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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