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탈삼성’가속…중국폰 이어 미·일 태블릿에도 공급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이외 고객을 다변화하는 이른바 '탈삼성'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슈퍼아몰레드=삼성 스마트폰·태블릿PC'라는 등식이 깨지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에 이어 미국과 일본의 태블릿PC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선 확대의 가시적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지쯔가 최근 출시한 태블릿PC '애로우즈(Arrows) 탭 F-03G'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F-03G는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탭S10.5와 동일한 WQXGA(2560×160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쿼드코어2.3㎓ CPU와 2.3㎓GPU, 2GB 램과 64GB의 내부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하는 최신 사양으로 무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슈퍼아몰레드는 지난 11월 델이 출시한 8.4인치 태블릿PC 베뉴(Venue)8 7000 시리즈에도 적용됐다. 이 역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8.4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다. 베뉴8 7000 시리즈는 인텔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6㎜의 초슬림 두께를 구현해 주목받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갤럭시탭S를 출시하면서 슈퍼아몰레드의 선명한 화질을 강조했으며 이는 LCD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패드에어2와 비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슈퍼아몰레드는 더 이상 삼성전자 제품만의 장점이 아니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들어 공격적으로 거래선을 확장하고 있다. 그 시작은 중국이었으나 러시아, 미국, 일본 등 국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는 레노버 'S90', 오포 'R5', 지오니 '엘리페 S5.1', 모토로라 '드로이드 터보'가 삼성 슈퍼아몰레드를 장착했다. 러시아의 최신 스마트폰 '요타2'에도 슈퍼아몰레드가 내장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여 거래선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외에도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의 전자부품 관련 계열사들은 최근 이 같은 '탈삼성'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0%에 달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실적 부진으로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실적도 동반하락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가동률은 2013년 3분기 95.9%에서 올해 3분기에는 66.7%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는 고객 거래선 확대 효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거래선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5인치 풀HD OLED 패널 생산원가는 23.37달러로 a-Si(비정질실리콘) LCD 19.69 달러와 차이를 크게 줄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고객 확대에 나설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OLED 탑재율 확대와 신규 고객확대로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2014년 2950억원 대비 연간 270.8% 증가한 1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희종기자 mindl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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