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막대한 연구비 투입 핵융합 프로젝트 가동
2040년대쯤 상용화 목표
정부-산학연 공동으로 에너지 수급·먹거리 차원 핵융합기술 적극 개발해야
2040년대쯤 상용화 목표
정부-산학연 공동으로 에너지 수급·먹거리 차원 핵융합기술 적극 개발해야
![[시론] 핵융합 발전에 거는 기대](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1802103551607001[1].jpg "[시론] 핵융합 발전에 거는 기대")
얼마전 인기있었던 아이언맨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소유한 세계 최대의 군수기업인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궁극적인 미래의 에너지로 여겨지는 핵융합 기술을 사용하는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구체화한 제품으로 아이언맨 슈트를 소개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아이언맨을 데쟈뷰하는 것 같이 군수기업이 미래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일이 현실에서 발생했다. F-22, F-35 같은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타이탄 로켓 등을 생산하던 세계적 군수기업인 록히드마틴이 핵융합 발전기를 10년 안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록히드마틴이 제시한 기술은 8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100MW급의 발전이 가능한 소형 (2m×3m 크기로 기존 개발 중인 크기의 1/10 규모) 핵융합 원자로 개발이다.
미국 EU 등이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연구개발하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상용화가 2040년대 또는 2050년대쯤 가능한 삼십년 이내 가능한 미래기술로 예상하고 있었으니 록히드마틴의 발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언론인 타임지는 올해를 빛낸 25개 발명품 중 하나로 이 핵융합 원자로를 꼽을 정도다. 전문가들 중 기존 방식과는 다른 록히드마틴의 핵융합로(자기경 방식)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입장도 많지만, 인류를 진보에 이르게 한 중요한 과학기술 혁신이 그렇듯이 기존의 접근과 다른 이 기술의 성공여부는 엄격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핵융합은 전기 생산에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지만 지구의 에너지 공급의 원천인 태양에선 수소의 원자핵 4개가 융합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태양의 중심온도가 섭씨 1500만도까지 오를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류는 이미 1960년대에 수소폭탄을 통해 인공적인 핵융합을 성공시킨 바 있으나 민간부문의 에너지로는 아직 활용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는 독자적으로 민간에서 사용할 발전용 핵융합 원자로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과 공동으로 프랑스의 카다라쉬에 짓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건설을 통해 핵융합 기술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1995년부터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설립하여 핵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처럼 핵융합 발전에 나서고 있지만 핵융합발전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많은 난제들이 남아있는 미완의 기술이다. 원자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에 노출시켜야 하는데 1억도의 고온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이를 유지하고 발전기 안에 가둬놓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투자가 오랜 기간 필요한 비싼 기술이다. 하지만 에너지 해외의존도 경감, 기존 원자핵분열의 방사선이나 방사성폐기물 방출 문제, 온실가스 문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하면 핵융합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돌아보면 KIST 및 KAIST의 설립, 대덕연구단지 건설, 전전자교환기개발, 반도체산업 육성, CDMA기술 채택 등 몇 가지 중요한 장기적 결정이 오늘의 우리를 가능하게 한 현명한 결단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몇몇 선택들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지금부터 20여년전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설립하고 초전도핵융합장치인 KSTAR 건설을 시작하여 본격적인 핵융합연구를 처음 시작하였던 과학자, 행정가들과 얼마 전 세미나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당시의 선택이 오십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본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핵융합에 대한 이십년전의 선택이, 또한 록히드마틴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대한 우리 정부, 산학연의 향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핵융합기술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기후 대응, 미래 먹거리, 창조경제 등 많은 거대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중요한 결정이다. 또한 내년이나 후년이 아니라 국가 삼십년지대계, 아니 인류 삽십년지대계로 접근해야 할 중요한 결정이다. 더욱이 록히드마틴은 삽십년지대계가 십년지대계로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하니 핵융합기술은 이제 더욱 주목해야 할 기술이 되었다.
이희상 셩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기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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