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해외 직구열풍 `공인인증서` 타령 할텐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0202100960800001[1].jpg "[현장리포트] 해외 직구열풍 `공인인증서` 타령 할텐가")
블랙프라이데이로 잘 알려진 미국 대규모 세일기간(11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광풍이 불었다. 지난해 해외 직구는 4만 여건이었는데 올해는 8만 건으로 두배가 늘었다. 직구 금액도 2조원 규모로 치솟았다. 해외 배송 업체 M사는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때 역대 최고 수준의 배송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반면 외국인의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 이용 건수나 금액은 이의 10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무역수지 불균형이 심각해지면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오는데 전자상거래 무역수지 불균형은 이미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정부도 고심에 빠졌다. 가전제품, 소비재 등 내수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품목까지 해외 직구로 옮겨가는 경향이 뚜렷해 지면서 전체 상거래 유통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와 대형 유통체인 및 백화점 등을 거느린 재계는 올 초부터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소비자의 해외 직구를 막을 방법은 없지만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 하거나 외국인 구매를 유입시켜야 한다는 나름의 복안도 마련했다. 그런데 결론이 이상하게 나왔다. 국내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막고 소비자들을 해외로 눈 돌리게 만든 요인이 다름 아닌 공인인증서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중국 쇼핑객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국내 제품을 구매하려 해도 공인인증서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디지털타임스 취재 결과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외국인은 공인인증서와 전혀 관계없이 우리나라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 소비자들은 공인인증서에 환멸을 느껴 해외 직구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공인인증서는 아직도 소비자들을 상당히 귀찮게 하는 부분이지만 직구 열풍의 근본 원인은 국내에서 무너져버린 '제품 가격 신뢰도' 때문이다.
공인인증서는 전자상거래 등에서 '본인'임을 인증해 주는 전자서명이자 인증서다. 인증 체계의 불합리나 복사가 가능한 보안 불완정성 때문에 전면 개편의 필요성이 있는 것은 여전하지만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증수단'이 필요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특히 올 초 전 국민의 금융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이후 전자 금융 사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보안 대책 없이 '간편 결제' 환경만 구축한다고 떠난 소비자의 마음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
소비자의 요구는 뚜렷하다. 최소한 해외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면 굳이 배송이나 환불의 불편함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 쇼핑몰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해외 쇼핑몰에서 경험한 간편한 결제환경이 도입된다면 금상첨화다. 해외 쇼핑몰의 간편 결제 이면에는 카드사업자와 결제대행업체, 쇼핑몰, 가맹점까지 모두 PCI-DSS라는 매우 복잡하고 수준 높은 글로벌 보안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사실이 숨어있다.
현재 청와대나 금융당국, 미래부 등에서 보안에 대한 큰 고민없이 무조건 '간편 결제'만 요구하는 것은 해외 직구로 떠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커녕 제2, 제3의 대형 보안사고를 촉발해 소비자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강은성 IT정보화부 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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