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AP 발열시 속도저하 논란… 온라인서 “성능 비해 가격 비싸”
LG전자의 독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첫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 'G3스크린'이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G3스크린은 심지어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P를 탑재한 스마트폰 'X3'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반면 국내 출시 가격은 X3의 약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스마트폰 전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G3스크린의 낮은 성능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AP를 설계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각하다"며 "중국의 보급형 AP 제품도 이보다 한 세대 더 앞선다"고 주장했다.
LG전자 G3스크린은 지난 10월 24일 출시된 이후 한 달이 넘었지만,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초기부터 25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됐고, 현재는 20만원 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을 만큼 헐값에 판매되고 있지만 판매량이 매우 미미하다"고 말했다.
판매 부진의 주된 원인은 첫 선을 보인 LG전자 자체 AP '뉴클런'(Nuclun)을 탑재한 G3스크린이 가격 대비 성능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클런은 LG전자가 지난 2년여간 20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한 1.5㎓ 쿼드코어(ARM 코어텍스 A15)와 저전력 1.2㎓ 쿼드코어(ARM 코어텍스 A7)로 구성된 빅리틀(big.LITTLE) 구조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LG전자는 첫 AP가 최상급 성능을 구현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안투투 벤치마크 등 AP 성능 테스트 애플리케이션으로 구동해본 결과, 뉴클런을 탑재한 G3스크린은 2만 점 대 후반 점수를 기록했다.
자체 AP 탑재를 늘려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엑시노스5433을 탑재한 갤럭시노트4가 4만8000점 이상을 기록했고, AP 최강자로 꼽히는 애플 아이폰6는 5만3000점을 넘는다.
특히 중국 화웨이가 지난 9월 국내 출시한 스마트폰 'X3'도 4만점 대 초반을 기록한다. X3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P '기린920'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아직 발열에 따른 AP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뉴클런이 발열시 자동으로 CPU 동작속도를 내리도록 설계돼 성능 저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G3스크린은 그러면서도 80만원 대 고가에 출시됐다. G3스크린은 X3와 마찬가지로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에 배터리 3000㎃h 용량, 후면 카메라 1300만 화소 등의 사양을 갖췄다. G3스크린 화면 크기가 X3 대비 1인치 가량 크다는 점을 빼면 하드웨어 사양은 비슷하다. 하지만 출고가는 X3는 33만원, G3스크린은 80만3000원이다. 올해 초 출시된 고급 모델인 LG전자 G3가격은 89만9800원, 삼성전자 갤럭시S5는 86만6000원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탑재된 자체 AP는 중급형 스마트폰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고, G3스크린에 최적화돼 있다"며 "가격이 높은 것은 다른 중급 제품보다 1인치 가까이 화면이 크고, 배터리 용량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급형이지만 옥타코어인 데다 빅리틀 구조의 효율성을 지니고 있어 단순히 성능만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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