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보수요율 인상 좋아했더니… ‘역풍’맞은 SW

정보화 예산 늘지않아 신규사업 잇따라 축소·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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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보수요율 인상 좋아했더니… ‘역풍’맞은 SW

정부가 정보화 예산은 확대하지 않고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요율 인상만 추진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신규 사업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SW업계는 내년 정보화예산도 올해와 큰 차이가 없고 재난관련 비중이 늘어 신규사업은 더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SW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공공부문 SW 유지보수요율 인상 정책이 신규 사업을 축소, 연기시키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SW유지보수요율을 인상하는 만큼 신규 수요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3년 8% 미만이었던 SW유지보수요율을 올해 10%로 책정하고, 내년은 12%로, 오는 2017년 15%선까지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W유지보수요율 현실화는 국내 SW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부분이다. 외국산 SW는 20% 전후 유지보수요율을 보장받는 반면, 국내 SW의 유지보수요율은 8% 미만으로 외산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비용을 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에 한국SW협회 등 국내 SW관련 협단체들은 안정적인 기반 확보를 위해 정부에 SW유지보수요율 현실화를 요구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이후 SW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SW유지보수요율 단계적 인상을 추진했고, 올해 예산부터 반영됐다.

하지만, 전체 IT예산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SW유지보수요율을 높이다 보니 신규 사업에 투자할 비용이 줄어들게 됐다. 신규사업 투자를 줄이면서 SW유지보수요율을 높인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SW업체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의 없다.

SW업계 관계자들은 "SW유지보수요율 인상에 따른 전체 예산 증액이 아닌, 기존 예산으로 대응하다 보니 풍선효과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신규 정보화 사업이 축소 또는 줄었으며, 내년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W유지보수요율이 올해 10%에서 내년 12%로 높아지면 신규사업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2013년 정부 정보화 예산은 약 3조2900억원이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미래부는 2014년 국가정보화 시행계획에 투자되는 예산이 4조 9186만원이라고 연초 밝혔지만, 올해는 IT R&D 부문이 추가되는 등 집계상 변화가 있어, 이전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SW업계에서는 외형적으로 증액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예산도 기존 정보화 예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 정보화 평균 예산은 3조 2000억원 수준으로,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다. 올해 잇따른 재난사고에 따라 내년 정보화 예산 중 증액된 부분 중 상당수는 재난관리에 집중돼 있으며, 해당 부문에서 SW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결과적으로 국내 SW업계에서는 정보화예산 증액 없는 SW유지보수요율 인상은 겉치레 정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국가들이 정보화 예산을 증액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SW중심사회, SW생태계 확대 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수년간 전체예산 증액을 하지 않은 것은 돌려막기식 정책에 그쳤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은 전체 예산의 2%에 달하는 80조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영국, 캐나다 등은 우리나라 정보화 예산의 2배가 넘는 7조원 이상을 책정하고 있다.

SW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SW관련 혁신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국내 SW환경이 바뀌지 않은 것은 예산이 아닌 정책구호로 그쳤기 때문"이라며 "내년 SW유지보수요율이 정부 발표대로 12%로 높아져도, 예산 증액이 없다면 SW업체들의 사정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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