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빛내리 교수, 초기 배아 단계서 모체 유래 RNA 조절 기제 규명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마이크로RNA'가 초기 배아단계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 최초로 규명해냈다.
동물의 초기 배아세포는 스스로 RNA를 합성할 수 없어 난자(모체)에서 유래한 RNA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RNA는 배아세포의 성장을 위해 점차 소멸하는데 지금까지는 이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사진)은 모체에서 유래한 마이크로RNA의 말단에 꼬리가 달리는 변형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마이크로RNA의 양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물의 초기 배아세포는 모체(난자)로부터 유래한 RNA에 의해 발생과정에서 필요한 단백질들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모체로부터 유래한 RNA의 보존과 조절이 초기 발생에 매우 필수적 요소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전자 조절을 담당하는 마이크로RNA가 배아의 초기 발생 시기에 어떻게 조절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으로 마이크로RNA에 꼬리달기를 담당하는 효소인 '위스피(Wispy)'의 존재를 발견했다. 그리고 위스피가 초기 배아에서 마이크로RNA를 변형시켜 마이크로RNA 분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본격적인 수정란의 발생이 일어나기 전 마이크로RNA 조절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앞으로 배아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조절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단장은 "이 연구는 모체로부터 유래된 마이크로RNA가 조절되는 특이한 원리를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배아단계의 중요한 생명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후속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인 '몰리큘러 셀'(Molecular Cell) 12월 4일자에 게재될 예정이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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