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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창조적 사고로 고정관념 깨뜨리기

한국은 특허출원에서 세계 4위 자리 유지
고정관념 깨야 창조적 사고 시작돼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해 경제혁신 뒷받침해야 

입력: 2014-10-30 19:27
[2014년 10월 3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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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창조적 사고로 고정관념 깨뜨리기
특허청 차장 이준석


출근길에 제법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홍조로 물든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막바지 단풍구경을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도 설렌다. 하지만 가을을 낭만으로 덧칠하는 단풍의 붉은빛 이면에는 몸 일부를 떼어내서라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려는 나무의 처절한 몸부림이 숨어있다.

나무의 이러한 몸부림을 인간사에 비추어보자. 더 이상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나뭇잎은 나무의 생존을 위해 버려야 할 고정관념과 흡사하다. 한겨울에 시들어버린 나뭇잎을 모두 품고 겨울을 나는 나무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고정관념에 기대서는 앞으로 한걸음도 내딛기 쉽지 않다. 기능을 다 한 나뭇잎을 떨궈내야만 봄에 새싹이 돋아나듯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그 자리에 창조적 사고가 터 잡을 수 있다.

고정관념 앞에서는 당대 최고 전문가들의 예측도 번번이 빗나간다. 1943년 IBM사 설립자 토머스 왓슨은 "컴퓨터의 세계 시장 규모는 5대 정도"라고 했으며, 1977년 DEC사 설립자 켄 올슨은 "개인이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예측했다. 이들 모두 '컴퓨터는 산업용이며 결코 개인용이 될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 잠시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보다 앞선 1899년에 미국 특허청장 찰스 듀엘은 "발명될 만한 모든 것은 이미 발명되었다"고 발언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1879년에 에디슨의 전구가 발명되는 등 그의 발언 이전에 엄청난 발명품들이 많이 등장하긴 했다. 하지만 1903년에 라이트형제가 동력 비행기를 발명했고, 21세기에 진입한 오늘날에도 발명 아이디어가 고갈되기는커녕 점점 세련되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견 오선지 위에 비슷한 음표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에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들이 매년 무수히 발표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인간의 머릿속에서 생산되는 아이디어가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무얼까? 필자는 그 해답을 고정관념과의 결별로부터 시작되는 창조적 사고에서 찾고 싶다. 고정관념과의 결별 없이 마차의 천막에나 쓰이던 투박한 천으로 만든 청바지가 세상에 나와 백년이 넘도록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어디 그뿐인가. 프로펠러 모양의 날개가 달린 단풍나무 씨에서 착안하여 훗날 헬리콥터의 프로펠러가 발명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었을까?

고정관념에 기인한 종래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발명 아이디어가 시작되기에 창조적 사고와 발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창조적 사고가 뒷받침되어야만 발명이 결실을 맺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특허출원 4위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오고 있으며, 단위 인구 당 발명 생산성은 이들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의 창조적 사고가 있었기에 오늘날 발명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창조적 사고의 산물인 발명이 사장되지 않고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도록 적기에 적절히 보호해주는 정부의 역할도 기존의 방식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특허청이 36년 만에 기술 편재 기반의 심사조직을 최종 상품과 서비스에 기반한 산업중심의 융합형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킨 것과, 포지티브 심사제를 도입한 것은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았다면 추진하기 어려웠던 대표적 사례다. 그 중 포지티브 심사제는 발명이 특허되기 곤란한 이유를 찾던 심사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발명가와 특허심사관이 발명 아이디어가 특허라는 보석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같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어서 심사관행의 창조적, 혁신적 변화 사례라 불릴 만하다. 앞으로도 특허청은 창조적인 업무방식으로 국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식재산으로 창출·보호·활용되는 튼튼한 지식재산 생태계를 구축하여 경제혁신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도그 이어(Dog Year)'라는 말처럼 세상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그에 반해 고정관념은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사고이다. 세상이 빨리 변해갈수록 등에 잔뜩 짊어진 고정관념은 우리를 더욱 지치게 하고, 자꾸 주저앉게 할 것이 분명하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고정관념을 떨치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창조적 사고로 중무장하여야 한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며,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지금도 만물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허청 차장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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