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서민금융진흥원'의 설립 세부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금융권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기존 신용회복위원회와 휴면예금관리재단을 아우르는 단독기구인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의 전반적인 취지와 진행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서민금융 지원제도 개편 논의 동향 및 과제' 행사에서 발제에 나선 이순호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안이 여러 가지 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서민금융 제도를 일원화해 원스톱 관리를 하는 방향의 기관을 세우는 방향인 만큼 각 기관의 기능 상충을 잘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원스톱 단순 금융지원으로 상담 창구를 통일하면 단순 금융지원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추가적인 고용, 복지, 주택 지원 정책 연계 등이 필요한 케이스인지 구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진흥원 설립안의 장점으로 꼽았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추진안을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특별법 지위를 통해 진흥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중복지원 방지와 산재된 기능을 하나로 모아 원스톱 지원을 강화하자는 취지이지만 독점기관 출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세부 방법론 등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토론에 나선 최현자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산재된 서민금융정책을 한 곳에서 담당하는 것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본다"며 "궁극적인 목적인 금융지원과 자활을 잘 이뤄낼 수 있도록 정부 내 부처간 협업이 잘 안 되는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진흥원 안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학계, 법조계 토론자 들도 설립 방향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반면 서민금융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하나의 기구가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면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헌욱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서민금융총괄기구안은 서민금융에서의 독점기업의 출현이며 금융 이용에서 독점기업을 상대하게 되면 소비자의 지위는 열악해질 것"이라며 "특히 이번 개편안을 통해 서민금융총괄기구가 신용을 공급하는 서민금융기능뿐 아니라 채무조정 기능까지 갖겠다는 것이어서 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이순호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진흥원의 법적 성격이 민간기구인지 공공기관인지 모호하다는 점과,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공공정보 자료제출 요청권, 공유재산 무상대부 등 특혜 부여 여부도 계속 논의될 쟁점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민들의 다양한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업계에서는 '가족단위채무조정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는 "현 신용회복제도상으로는 가계가 망가진 가족 중 1명 정도의 채무가 조정된다고 해도 다시 가족 중 누군가가 빚을 져 생활비로 활용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돼 빈곤가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가구 전체가 짊어지는 과중한 채무 부담을 조정하기 위해 가구 구성원 총채무를 기준으로 채무를 조정하는 제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신동규기자 dkshin@dt.co.kr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서민금융 지원제도 개편 논의 동향 및 과제' 행사에서 발제에 나선 이순호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안이 여러 가지 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서민금융 제도를 일원화해 원스톱 관리를 하는 방향의 기관을 세우는 방향인 만큼 각 기관의 기능 상충을 잘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원스톱 단순 금융지원으로 상담 창구를 통일하면 단순 금융지원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추가적인 고용, 복지, 주택 지원 정책 연계 등이 필요한 케이스인지 구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진흥원 설립안의 장점으로 꼽았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추진안을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특별법 지위를 통해 진흥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중복지원 방지와 산재된 기능을 하나로 모아 원스톱 지원을 강화하자는 취지이지만 독점기관 출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세부 방법론 등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토론에 나선 최현자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산재된 서민금융정책을 한 곳에서 담당하는 것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본다"며 "궁극적인 목적인 금융지원과 자활을 잘 이뤄낼 수 있도록 정부 내 부처간 협업이 잘 안 되는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진흥원 안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학계, 법조계 토론자 들도 설립 방향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반면 서민금융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하나의 기구가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면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헌욱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서민금융총괄기구안은 서민금융에서의 독점기업의 출현이며 금융 이용에서 독점기업을 상대하게 되면 소비자의 지위는 열악해질 것"이라며 "특히 이번 개편안을 통해 서민금융총괄기구가 신용을 공급하는 서민금융기능뿐 아니라 채무조정 기능까지 갖겠다는 것이어서 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이순호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진흥원의 법적 성격이 민간기구인지 공공기관인지 모호하다는 점과,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공공정보 자료제출 요청권, 공유재산 무상대부 등 특혜 부여 여부도 계속 논의될 쟁점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민들의 다양한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업계에서는 '가족단위채무조정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는 "현 신용회복제도상으로는 가계가 망가진 가족 중 1명 정도의 채무가 조정된다고 해도 다시 가족 중 누군가가 빚을 져 생활비로 활용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돼 빈곤가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가구 전체가 짊어지는 과중한 채무 부담을 조정하기 위해 가구 구성원 총채무를 기준으로 채무를 조정하는 제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신동규기자 dksh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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