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의 혁신 발견 안돼... 100달러 가격 인하한 미니2는 판매량 2배이상 급증
애플은 지난 16일(미국시각) 여러 신제품들과 함께 '조용히' 아이패드 미니3를 내놨다. 기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아이패드 미니2로 이름을 바꾸고 신작에 3을 붙인 제품이다. 애플은 신제품 라인업 발표 당시 아이패드 미니3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쳤다. 약 40초의 시간만을 할애한 것은 물론, 애플코리아의 보도자료에서도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언급은 한 단락에 불과했다.
이는 아이패드 미니3를 두고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설명할 점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보다 CPU 성능을 30%가량 높인 새 프로세서 A8X를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2와 달리 아이패드 미니는 애플만의 혁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달라진 점은 지문 인식인 터치아이디 센서와 100달러 높은 가격뿐이다. 제원상 A7 프로세서부터 크기, 무게, 디자인 모든 것이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 전작의 가격을 100달러 내리는 애플의 가격 정책으로 되레 아이패드 미니2가 소비자들의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애플은 16GB 기준 아이패드 미니3의 가격을 399달러로 책정하고, 399달러에 팔던 아이패드미니2는 100달러 내려 299달러에 팔기로 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에 빠르게 반응한 모습이다. 29일 국내 최대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아이패드 미니2의 10월 4주 판매량은 전주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8월 1주 대비 237%, 10월 1주 대비로는 284% 늘어난 수준이다. 판매량 점유율에서도 13.2%를 차지하며 전주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바로 전주까지만 해도 태블릿 판매 순위표상에서 수면 아래에 존재했던 아이패드 미니2는 신작이 발표된 지난주부터 갑자기 판매가 급증하더니 현재는 삼성 갤럭시탭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신제품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드러낸 아이패드 에어의 경우 이전 모델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소폭 하락했다. 비공식 해외대행 판매 집계에 따르면 아이패드 미니3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현저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이번 아이패드 미니와 관련된 행보는 아이패드 미니2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으로 해석된다"며 "그렇게 친다면, 오히려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을 100달러 인하한 셈이 된다.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뒤졌던 단점을 극복했기 때문에 전체 라인업 판매량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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