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시대에 직면할 전망이다. 아울러 수입차의 내수 점유율은 늘고 있어 국산차 경쟁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LMC오토모티브의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전년 대비 2.4% 증가한 8647만대에 달할 전망이며, 내년에도 증가 추세가 이어져 전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올해 5.0% 성장하지만, 내년에는 2.0%, 2016년에는 1.0% 수준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서유럽은 올해 4.9%, 2015년 4.5%, 2016년 3.9%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동유럽 역시 올해는 -12.3%의 감소세를 나타내지만, 내년에는 1.5%, 2016년에는 7.6% 등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중국과 인도의 강력한 성장세에 힘입어 3.9%에서 5.4%, 6.9% 등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남미 역시 올해 감소세에서 내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내수 시장이다. 보고서는 한국 시장의 경우 올해 161만70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지만 2015년에는 162만2000대, 2016년에는 162만6000대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의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자동차 내수판매량이 국내 경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세단형에서 소형과 스포츠실용차(SUV) 비중 증가·평균 보유기간 증가 등의 요인으로 내수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의 한계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입차 내수시장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국산 완성차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대수 기준 국내 자동차 시장 수입차 점유율은 12.7% 수준을 기록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무려 26.8%나 차지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상당 부문을 이미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는 올해 판매대수 기준으로도 15%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산차의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 강화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관계 선진화, 애프터서비스 강화, 세단 중심에서 SUV, 벤 등 다양한 차급 변화, 디젤·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스마트카 개발 등을 내수 수성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정부에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가는 것보다 국산차에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국산차 업체들은 신차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해 내수시장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소형 SUV 투싼 3세대 모델을 비롯해 LF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등을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아반떼 출격이 예고돼 있다.
기아차 역시 5년 만에 선보이는 K5 2세대 모델을 내년 선보이고, 르노삼성은 SM5에 르노그룹의 새 패밀리룩을 적용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쌍용차는 내년 1월 야심작인 소형 SUV 'X-100'에 사운을 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