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연구·실용화 부문 일원화 목표공유 등 협력체제 강화 초점
기술 사업화 성공률 70% 성과 '중기지원통합센터' 허브역
소속 인력 중기 파견 구인난 해결·일자리 창출 동시 견인
연구·실용화 부문 일원화 목표공유 등 협력체제 강화 초점
기술 사업화 성공률 70% 성과 '중기지원통합센터' 허브역
소속 인력 중기 파견 구인난 해결·일자리 창출 동시 견인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이달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기관의 새 비전을 세우고 조직원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10개월여간 '산업현장 지원'이라는 핵심 역할에 맞게 전국 곳곳에 배치된 40여개 지역 조직을 모두 찾아 현장을 살피고 연구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개인의 비전이 바로 조직의 비전'이라는 신념 아래 연구원들과 개인 비전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같은 세심한 리더십을 통해 중소기업과 산업현장 지원이라는 핵심 역할과, 출연연 고유의 원천기술 개발이라는 두 갈래의 주요 미션간에 균형 잡힌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직원들의 비전을 하나하나 모아 완성한 새로운 기관 비전은 바로 '제조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KITECH'다. 이 비전은 30일 개최하는 25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처음 공표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연구원들이 스스로 비전을 갖고 역할에 집중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며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기관의 3대 중점 연구영역인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 생산기술 고도화에 힘쓰면서 3대 영역에 대해 'R&D·실용화·지원' 파이프라인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대담 =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인터뷰=안경애 생활과학부장- 취임 10개월이 지났다. 지난 10개월을 소회하자면.
"작년 12월9일 취임해 10개월이 지났다. 1995년부터 20여 년 간 생기원에 몸담았으니 인생의 3분의 1 가까운 시간을 생기원 구성원으로 살아왔다. 연구원으로서 R&D에 힘쓰며 기관 운영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기관을 이끄는 자리가 되다 보니 책임감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내부 사정과 역량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취임 후 곧바로 조직개편을 했는데, 중소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을 혁신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큰 변화로는 기존에 이원화 체제로 구분됐던 연구부문과 실용화부문을 일원화한 것이다. R&D와 기술 지원은 생기원의 양대 축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연구책임자들 간 프로세스와 목표를 공유하는 등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한 조직에서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용화를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기관인 만큼 무엇보다 연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전에는 연구자 각자가 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다녀야 했는데, 본부장 책임 하에 본부별로 과제를 만들고 대형과제를 수주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도록 했다. 일선 연구자들이 연구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
- 연구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 힘쓰고 있다. 시켜서 하는 일은 퍼포먼스가 없다. 조직원들이 스스로 비전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연구원 설립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30일 조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만든 비전을 비전선포식을 갖고 공유할 계획이다. 비전에 맞게 평가제도도 바꿔 내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외부전문가와 내부 전략본부를 통해 비전을 만들고 평가제도도 TF를 구성해 작업했다. 그동안 원장이 바뀔 때마다 비전을 만들고 실행해 왔는데 연구원들에게 보다 와 닿는 비전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들과 개인의 비전에 대한 인터뷰도 함께 진행했다. 개인의 비전을 모으면 전체의 비전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만든 새로운 비전이 '제조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KITECH'다."
- 25년간 끊임 없이 성장해 왔다. 생기원의 미션과 조직을 소개하자면.
"1989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조직이 분리돼 상공부 산하 연구소로 독립한 지 올해로 25년을 맞았다. 출발은 작은 기관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25개 출연연 중 서너번째 규모 기관으로 성장했다. 산업계, 그 중에서도 특히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초점을 둔 실용화 전문 연구기관으로, 기관의 인적·물적 자원을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기능은 '실용화 연구'와 '기술지원'으로 구분된다. 실용화 연구는 산업계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 생산기술 등 3대 R&D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지원을 위해서는 천안 본원 외에 '5+2 광역경제권'에 맞춰 인천·안산·광주·대구·부산·강릉에 근접기술지원본부를 구축하고 생산현장 가까운 곳에서 밀착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던 연구와 지원 기능은 지난 1월 '연구실용화그룹' 일원화 체제로 통합했다. 또 7개 지역본부 외에 제주본부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인력은 1100명이 넘고 예산은 3000억원을 넘어섰다. 그 중 정부 출연금이 1250억 정도다."
- 평가제도 개선의 주된 방향은.
"출연연들이 다 연구의 질 위주로 평가제도를 바꾸고 있다. 질이 높은 연구를 유도하기 위해 논문은 SCI(과학기술논문색인) 상위 20% 들어가는 논문, 특허는 품질이 높은 특허 몇건을 내느냐에 초점을 두고 평가체계를 바꾼다. 산업화나 실용화 관련 성과도 평가기준으로 넣는다. 출연연이 연구원들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기존에는 기관 수입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나 하는 '오버헤드' 양을 따졌는데 이제 연구의 질로 바꾸는 것이다. 행정은 고객평가를 통해 평가할 것이다."
- '창조경제' 화두 속에 중소기업 지원과 기술 사업화가 모든 출연연의 과제가 됐다. 산업현장 지원을 고유 미션으로 하는 생기원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지금은 모든 출연연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다른 출연연과 달리 우리 기관은 정관부터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연구결과가 사업화로 이어져야 창조경제도 실현되는데 지금까지는 사업화가 쉽지 않아 연구현장의 숙제였다. 우리 기관은 처음부터 중소기업과 함께 하니 기술 사업화 성공률이 70%가 된다. 파트너기업 2500개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미 기술개발이 끝난 것을 기업에 이전하는 것은 성공률이 높지 않다. 경험과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출범과 함께 산하 25개 출연연이 공동 설립한 '중소기업지원 통합센터' 운영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 연구인력의 생산현장 파견도 앞장서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자금과 기술력도 모자라지만 특히 전문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기관 소속 인력을 뽑아 3년 간 기업현장에 파견,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주는 '기술인재지원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총 95명을 기업현장에 보냈는데 파견기관이 끝난 9명은 기업현장을 선택했다. 2012년부터는 정규 연구인력을 기업에 파견, 기업의 애로 해결을 돕는 '1인 2사 멘토제'를 도입했다. 연구원들도 현장 경험이 중요한 만큼 기업과 기관이 모두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 3년간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기관장이 되면서 3년간 무엇을 하겠다는 경영성과 계획서를 제출한다. 그 계획서를 통해 2016년까지 기술료 수입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료는 작년에 60여 억원을 했고, 올해 73억원을 예상하고 있는데 2016년 목표는 달성이 쉽지 않지만 도전적으로 해보자고 생각해서 늘려 잡았다. 또 경쟁력 있는 기존 기업을 키워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시킴으로써 히든챔피언이나 가젤형 기업을 50개 만들고자 한다. 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이미 발굴하고 있는데, 히든챔피언 기업을 12곳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집단 6개 그룹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기업 현장에서 돈이 많이 들거나 기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에 투자하기 힘드니 출연연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주요 사업비의 30%는 원천기술 개발. 70%는 산업연계형으로 배분하도록 하고 있고, 원천기술 비중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3대 중점 연구영역인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 생산기술 고도화에 주력하면서 3대 중점 연구영역에 대한 집중 'R&D·실용화·지원'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실용화 성과를 높이는 데 더욱 힘쓰겠다."
- 융합이 키워드다. 산업융합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전통 제조기술에 IT·N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융합이 거대한 흐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중소·중견기업이 융합기술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경기지역본부 내에 로봇, 산업용 섬유, 웰니스 등 융복합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연구실용화그룹을 배치했다.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 근력보조 로봇슈트 '하이퍼', 정보전달용 '디지털사', 가볍고 유연한 인체친화형 '경량 방탄복' 등이 융복합 생산기술 분야의 대표적 성과다. 정부가 산업융합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를 유치해, 산업융합 정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 새로 출범한 연구회에 기대하는 점은.
"이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만 해주면 좋겠다. 기대하는 바가 크다. 기업만 규제를 풀 게 아니라 연구현장에도 자율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또 기관마다 특성이 다 다르니 고려해서 정책을 펼쳐줬으면 한다."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naturean@dt.co.kr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 이영수 원장은…
◇ 학력
- 1972.3~1976.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 학사
- 1976.3~1978.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 1981.8~1986.8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 경력
- 1978.3~1981.2 KIST 공업경제연구부 연구원
- 1986.3~1991.9 잉거솔밀링머신 스태프 엔지니어
- 1992.1~1995.6 LG 소프트웨어 자동화개발센터부장 연구소장
- 1995.11~2013.12 한국생산기술연구원 G7 첨단생산시스템개발 사업단 단장, 국제IMS 사무국 국장, 자본재산업기술개발센터 소장, 해외(미국) 사무소 소장, 선임연구본부장,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소장
- 2009.10~2011.6 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
- 2013.12.9~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10대 원장
◇ 수상이력
- 2002년 한국전자거래학회 공로상
- 2005년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상
- 2014년 중국기계과학연구총원 명예고문 위촉패
-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기관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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