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3.0] 재난의학의 기본기](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2402102251607001[1].jpg "[메디컬3.0] 재난의학의 기본기")
올해 세월호의 침몰은 전국민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고, 아직도 대한민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6·25전쟁이 끝난 후 폐허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OECD 선진국이 되기까지 너무도 쉬지 않고 빨리 달려왔기에 돌이켜보면 수 많은 허점들이 산재해 있을 수 밖에 없다. 사상누각이 주는 교훈 치고는 전국민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다.
재난이라는 것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하늘로부터 비롯된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한 해로운 영향'으로 풀이 되었지만,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자연재해 뿐 만 아니라 인위재난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1984년 12월 3일 인도 보팔에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유니언 카바이드의 화학약품 공장에서 한 직원이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메틸이소청산염을 저장하는 한 탱크에서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고 있었다. 보팔 공장은 비상사이렌을 울리고 동시에 전 근로자에게 대피 명령을 하였지만 결국 탱크는 폭발하였고, 이소 청산염 36통이 새어나왔다. 이 사고로 인근 주민 2800여명이 사망했고, 20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무려 12만 명이 시력을 잃었다. 주변 생태계 물론 파괴되었다. 온도 경보기의 고장과 냉각장치의 불량이 이러한 엄청난 사고를 일으켰는데 이 것은 점검자의 부주의로부터 발생된 인위재난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깨진 유리장의 법칙'이 있다. 1982년 미국의 범죄학자 제일스 윌슨과 조지켈링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2대의 비슷한 차량을 하나는 한쪽 유리창을 깬 채로 세워두고, 하나는 멀쩡한 상태로 골목에 세워 두었다. 1주일 후에 가보니 유리창이 깨진 차는 모든 유리창이 깨져 있었고, 의자도 뜯끼고, 타이어까지 없어졌지만, 다른 차는 멀쩡하게 있었다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이론이며,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재난에 대처하고자 정부는 앞으로의 어떠한 재난에도 대처하기 위해 국가재난안전처를 신설하고 산하에 DMAT(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을 만들었다. 자연재해나 전쟁, 지진, 방사능 유출, 폭발사고, 운석 낙하, 쓰나미 등 언제든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재난발생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는 재난의학의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난의학은 재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체계화하여 효율적으로 재난을 대처하는 것이다. 재난의학의 기본은 트리아지(Triage)인데 이것은 환자의 중증도를 기준으로 우선 치료할 사람을 결정하여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나폴레옹 군대의 군의관이었던 래리 박사(Dr. Larrey)가 부상자를 후송을 위해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유래가 됐다. 당시의 전쟁은 전투능력을 상실한 부상자의 치료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1859년 프랑스와 사르디니아 연합군이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인 솔페리노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앙리 뒤낭(Henri Dunant)이 마을에 도착하였을 때 수 천명의 부상병들이 치료나 간호도 받지 못한 채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동네의 부녀자들과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붕대를 메어주고 간호하고 음식과 차 등을 제공해주었다. 결국 '솔페리노의 회상'이라는 책을 썼고 맥의 마지막에 질문들 던졌다. "전시에 발생하는 상병자들을 위해 이들을 헌신적으로 간호할 수 있는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구호기구를 평시에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 이 질문이 적십자의 설립으로 이어졌고, 제네바 협약의 근거가 되었다.
환자분류는 4가지로 분류하며, 긴급환자는 적색으로 표시하여 즉각적인 처치로 소행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응급환자는 황색으로 아직 45-90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상태가 해당한다. 비응급환자는 녹색으로 손상이 국한된 경우이며, 지연환자는 흑색으로 호흡이 없고 모든 반응이 없어서 어떠한 처치에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에 해당한다.
요즘 재난대비 안전 훈련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사고는 예고없이 발생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다시는 대한민국의 슬픔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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