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괄 압수수사` 사생활 침해 원인…수색대상 특정범위로 세분화 필요"

"일정 기간 자료 무차별 조사시
대규모 사생활 노출 피해 초래"
메신저 정보보호법 포함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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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점검 사이버 검열 논란
(중) 디지털 시대에 맞춰 법 개선해야


사이버 검열 논란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법 질서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극악 무도한 범죄자를 잡고 사회 안녕을 위한 법 집행을 부정할 이는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3의 피해자나 국민 프라이버시가 침해받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국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메신저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디지털시대에 맞춰 법·제도 역시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시대에 맞춰 법·제도 개선해야= 다음카카오가 이달 초 밝힌 카카오톡 정보제공 현황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을 통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 건수는 2013년 상반기 983건에서 올 상반기 2131건으로 1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수사기관에서 적어도 한 달에 300건, 하루 평균 10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이렇게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수사와 직접 관계가 없는 개인 정보까지 무작위로 가져갔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카카오톡 압수수색으로 지인 3000명의 대화 내용이 수사기관에 노출됐다고 폭로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포괄 압수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디지털정보의 압수수색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메일, 메신저 대화 등을 모두 같은 디지털 정보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정 기간 자료를 한꺼번에 가져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 수십 명에서 수 천명까지 활동하는 메신저의 경우, 이메일이나 하드디스크와 비교해봤을 때 압수수색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검찰도 지난 15일 "메신저 대화내용 압수수색 시 최소한도 범위 내에서만 자료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정보 압수수색 시 압수수색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압수수색 요건과 절차 등을 보다 세분화해 규정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명한 수사집행 동반돼야= 국내법은 간첩죄, 내란죄 등 국가 체제에 중요한 일이나 살인, 강도, 마약과 같은 국민에 위협적인 범죄 수사 때문에 감청과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적법한 감청이 문제되진 않는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해당자에 적절한 사전통지나 수사 과정 참여권 보장 등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근처럼 사이버 검열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행법은 디지털정보의 압수수색 시 '사후통지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제9조의3)에 따르면 검사가 이메일이나 메신저 내용을 압수수색 한 경우에는 공소제기 처분 또는 불기소 처분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 압수수색 집행 사실을 통지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규정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압수수색을 집행했지만, 수사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엔 당사자가 이 사실을 알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 집행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압수수색 자료가 어떻게 수사과정에서 연관성을 갖는지 대상자 또는 법률 대리인이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메신저 대화와 같은 사적 대화도 개인정보보호법 테두리 안에 넣을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메신저뿐 아니라 점차 개인정보가 빅데이터로 체집됨에 따라 압수수색뿐 아니라 프라이버시 침해도 재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여야 의원들 역시 이 같은 투명성 확보와 제3자에 감청을 집행한 경우 일정 기간 내 알려주기 위한 법률 개정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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