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률 2018년 16% 전망… 정부 전방위 지원속 삼성·SK 현지 생산량 확대 한몫
중국업체 규모의 경제 가속… '메모리 1위' 한국 위협 우려도
중국업체 규모의 경제 가속… '메모리 1위' 한국 위협 우려도
중국 스마트 디바이스 및 PC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반도체 자급률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 집중 육성 및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현지 생산 물량 확대 등이 주 요인이다.
중국 시장의 이 같은 성장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국내 반도체 업계에 당장은 도움이 되지만, 앞으로 중국 업체들의 빠른 성장세에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15일 IC인사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8년 56억달러에서 올해 98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오는 2018년에는 135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중국 내 반도체 자급률은 2008년 8.7%(4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18년 16.0%(2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 발전기금, 대규모 집적회로(IC) 제조장비 및 공정기술 개발 등 전방위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반도체 설계분야(팹리스) 매출액은 지난해 57억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1%나 늘었다.
중국 내 전자제품 관련 반도체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의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11년 7% 수준에서 지난해 28%까지 늘어났다. PC 및 서버 시장에서도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움직임이 주 요인이다. 중국 PC 제조업체인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IBM으로부터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하는 등 PC와 모바일, 서버 부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동부하이텍의 인수 후보로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 등이 부상하고 있다.
일단 중국 시장의 이 같은 성장은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D램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중국 장쑤성 우시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중국 시안공장에서 1세대 V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메모리반도체 시장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만약 중국 업체가 한국 업체의 생산공장 일부를 인수하게 되면 미세공정 기술 진입 장벽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통해 한국·미국·일본 중심의 세계 반도체업계 판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산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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