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법은 정부가 만들고 책임은 국민이 지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0802100831749002[1].jpg "[현장리포트] 법은 정부가 만들고 책임은 국민이 지나")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때문에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국민들이 법 시행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 시행 전보다 휴대전화를 더 비싸게 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법 취지로 내건 '이용자 차별 근절과 가계통신비 인하 유도'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평가다. 법 자체가 소비자 이익보다는 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 등 업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를 이젠 '조삼모사'(朝三暮四)도 아닌 '조삼모이'( 朝三暮二)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법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휴대전화 유통점을 찾아 "보조금이 너무 적다"고 발언했다. 네티즌들은 "그럴 줄 몰랐냐"며 질타했다. 지난 6일 휴대전화 유통점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일정을 무기 연기했다.
7일 최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법 시행 전으로 돌아가면 이전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법 자체는 잘못 된 게 없다. 과도기를 지나 법이 순기능을 하기까지 기다려보자는 말밖에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휴대전화 판매가 냉각되면 제조사들이 장려금을 더 보태든, 출고가를 낮추든 할 것이고, 이통사도 마케팅비 등 비용절감분을 요금인하 등 소비자 후생에 돌릴 것으로 기대했다. "만약 제조사나 이통사가 그러지 않으면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나"는 기자의 질문에 최 위원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통사와 제조사가 국민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고, 언론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은 '정부'가 만들었는데, 그 법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추동력이 '국민'에 달렸다는 것이다. 새롭게 만든 법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정부다. 법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 취지에 맞도록 개정해야 한다. 단지 기업이 정부의 의지를 따라주길 국민들은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가. 이 법이 과연 누구를 위한 법인지 다시 한번 정부 당국자들은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서정근 정보미디어부 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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