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규모 거대시장 성장 … 국산게임 매출 의존도 높아져 모바일까지 종속 위기 '틈새공략' 시급 중국 텐센트 독점구도 심화속 M&A 관계 일부 업체만 수혜 동남아ㆍ 영미권 비중 더 늘려야
![[알아봅시다] 게임시장 중화권 편중의 딜레마](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0602101831749001[1].jpg "[알아봅시다] 게임시장 중화권 편중의 딜레마")
오른쪽=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중국 1인칭 슈팅게임 장르의 최고인기게임으로 군림하고 있다.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는 말이 게임업계에선 상식입니다. 한국 온라인게임들이 내수 시장의 한계, 예상보다 저조한 해외 시장 개척으로 성장이 정체된 반면 중국은 막대한 내수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급속한 신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미르의전설2' 등 초창기 한국게임이 중국 게임 시장을 개화시켰던 인연이 있어, 여타 콘텐츠와 달리 게임의 경우 현지 시장 접근성이 높습니다.
대만무역투자진흥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게임시장 규모는 831억7000만 위안(13조7438억원)에 달했고, 이중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112억4000만원(1조8574억원)에 이릅니다. 수년째 게임산업 규모 10조 돌파를 목표로 하는 한국을 넉넉히 앞서가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직전 연도 대비 246.7%나 성장한 것입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 '대륙판 카톡'으로 불리는 위챗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통한 대중화가 큰 영향을 미쳤기에 가능했습니다. 2017년에는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만 해도 700억 위안(11조56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업계의 시선이 중국 대륙으로 더욱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부침도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와 직결됩니다. 최근 게임업계에선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매출 유지 여부가 심심찮게 화두로 떠오릅니다. 두 게임은 각각 현지에서 1조원을 상회하는 연간 매출을 달성하는 메가히트작으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으로 꼽힙니다.
넥슨의 2분기 중국 매출은 1320억4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1509억원)에 비해 1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던전앤파이터' 현지 매출이 정점을 넘어 완만한 하강곡선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게 했습니다. 넥슨 내부에선 이를 두고 "'던전앤파이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처럼 중국도 모바일게임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PC 온라인게임 자체가 침체기를 걷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하는 양상입니다. 타당성 있는 분석인데, 현지 시장의 이같은 변화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의 전략 수립에 고민을 더하는 부분입니다. 최근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후속작 '던전앤파이터2'의 개발 착수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이 일정 기준점 이하로 내려갈 경우 후속작으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복안인데, 업계 일각에선 "개발공정을 감안하면 너무 늦은 대처 아니냐"고 평하기도 합니다.
요즘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모바일게임 업종도 '차이나드림'에 대한 열기가 후끈합니다. 국내 상장된 중견 상장사들의 경우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기업 빅2와의 사업제휴 혹은 M&A 가능성이 '풍문' 수준으로 돌아도 주가가 천정부지로 급등하는 등 이상 과열 현상을 보입니다. 중국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나, 우리 모바일게임의 해외 활로 구축이 그만큼 간단치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는 모바일게임은 고도화된 온라인게임과 달리 이미 상용화된 해외 게임의 기본 얼개만 보아도 아이디어를 차용, 개발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비싼 돈 주고 라이선스 계약하지 않고, 벤치마킹해서 얼른 만들어 버리는 풍토가 만연해 있는 것이지요. 특히 중국시장에서 이같은 풍토가 심합니다. 온라인게임 부문에서 텐센트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형성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텐센트와 지분 제휴 관계를 맺은 넷마블 게임즈 등 일부 모바일게임 업체만 광활한 중국 시장에서 수혜를 보는 양상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중국 내 틈새시장을 공략할 만한 중견 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 구축, 동남아 및 서남아 시장 공략 확대가 필요하며, 모바일게임은 메신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글로벌 서비스 버전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접한 최대 시장 중국의 매력도는 충분하나, 텐센트 등 극소수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면 특정 시장 편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넥슨, 엔씨 등 대형 기업의 경우 글로벌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해 영미권으로 M&A의 방향성을 집중하는 등 전략 수정 또한 필요하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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