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개발단계서 성공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돼
기술 변화 사이클도 지속적으로 짧아져
열정과 실력으로 로봇개발 결실 맺어야
기술 변화 사이클도 지속적으로 짧아져
열정과 실력으로 로봇개발 결실 맺어야
![[시론] 로봇산업, 도약 위해 필요한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0202102351607001[1].jpg "[시론] 로봇산업, 도약 위해 필요한 것")
매년 10월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로봇월드가 열린다. 올해에도 국가연구비의 지원을 받은 많은 새로운 로봇들이 등장하여 우리들의 상상과 기대를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10월에는 로봇경진대회도 풍부하다. 어린 초등학교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대회들에서 일년 동안 준비한 실력을 발휘하는 축제의 달이 10월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세대는 로봇경험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기에 로봇을 활용한 창조혁명의 리더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로봇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국가 차원의 노력은 세계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고 있다. 산업부에서는 내년에도 약 15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국가 전 부처에서 지원하는 로봇예산을 모두 합하면 4천억원을 넘을 것이다. 이것은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국가적 노력의 성과가 아직 좋은 성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의 기술개발을 시작해서 성공의 열매를 맺을 때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다빈치 수술로봇과 같이 성공한 로봇 중에는 20년 이상 걸린 로봇들이 많다. 본인이 근무했던 일본 세콤에서 개발한 마이스푼(My Spoon)이라는 밥을 먹여주는 로봇은 25년의 노력 끝에 내년부터 공적의료보험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 기다리면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성공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해도 좋을까?
우리나라가 현재 개발하는 대부분의 로봇들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이며 시스템이다. 남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모든 것들을 결정하고 사회적 제도와 법까지 완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런 로봇들은 대부분 융합, 공존, 통섭의 3단계의 개발을 통해서 완성된다. 1단계는 기술융합 중심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구현한다. 보통 3년 이상 걸린다. 2단계는 인간과의 역할분담과 상호작용 등의 공존 문제를 해결하고 쓸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한다. 여기도 3년 이상 걸린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비즈니스모델과 새로운 인간로봇사회의 통섭을 완성하고 팔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3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짧아도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국가 연구비와 로봇의 매력에 끌려 열정만으로 달려들었지만 1, 2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기업/연구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단계까지 경험한 전문가와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이제는 기다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1세기는 역사가 생긴 이후 가장 어렵고 복잡한 기술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게 도와주지만 전반적으로 기술 개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국가와 기업에서 혁신과 창조혁명을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만들었으며 기술 변화 사이클도 계속 짧아지게 만들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경고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을 기본이라고 한다. 어려울수록 유행을 따르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면 변화의 사이클을 따라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경쟁사회에서 기본은 튼튼한 뿌리에 해당하는 실력밖에는 없다. 우리나라의 로봇경쟁력이 선진국과는 더 차이가 나게 되고, 중국과는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유행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산업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을 실력이었다. 유행은 실력이 없는 사람들의 근시안적 대안이다. 오픈 이노베이션도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제 우리나라는 유행과 이벤트는 던져 버리고 실력의 기본을 갖추도록 하는 방향으로 더 많이 지원해야한다. 우리나라의 로봇에 대한 열정, 청소년/연구원/기업들의 로봇에 대한 꿈은 실력이라는 무대 위에서만 춤을 출 수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희망의 축제가 아닌 결실의 축제를 10월에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진오 (광운대학교 로봇학부 교수, 방위사업학과 학과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