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기회의 땅' 열린다 알루미늄 등 차체경량화 활발
하이브리드·전기차 본격 시판 반도체·전장부품 진출길 넓혀
하이브리드·전기차 본격 시판 반도체·전장부품 진출길 넓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연비 저감 및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철강과 정유 등 기존 자동차 관련 업계 입장에서는 위기지만, 화학소재와 반도체·전장부품 업계에는 기회의 땅이 열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자동차산업연구소 등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오는 2018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중형 세단 캠리에 알루미늄 소재를 양산모델 차체에는 최초로 적용할 계획이다. 캠리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40만대 가량 팔린 도요타의 주력 모델 중 하나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일부 콘셉트카에 알루미늄 혹은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신소재 적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쏘나타와 제네시스 등 양산차에서는 오히려 고장력 강판 비율을 늘려 차체 강성을 높이는 대신 차체를 무겁게 만들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캠리에 사용될 알루미늄 강판은 도요타그룹의 종합무역상사인 도요타통상과 고베제강이 합작공장을 설립해 공급할 예정이며 2018년 초부터 미국 앨라배마 지역에서 연간 10만톤 규모로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미국과 유럽 등 비아시아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알루미늄 사용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알루미늄 제조업체 노벨리스 내부 전망치에 의하면 미국과 유럽 업체들의 자동차용 알루미늄 강판 소비량 비율은 전체 45%에 달하는 반면 아시아권에서의 소비량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시급한 연비 개선을 위해 파워트레인 개선뿐 아니라 차량 경량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알루미늄 등 경량소재 적용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대안 1순위로 꼽히는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BMW의 경우 지난달 21일 전기차 대표 모델인 i3와 PHEV 스포츠카 i8의 중국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i3의 중국 판매 가격은 44만9800위안(약 7676만원), i8은 198만8000위안(약 3억3927만원)으로 국내 판매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BMW는 하지만 현지 생산 추진 등으로 점차 가격을 인하하고 충전 인프라 확대 노력 등을 통해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 보급 목표를 추진 중이다.
푸조-시트로앵(PSA)은 리터 당 50㎞의 연비 성능을 갖춘 푸조208 하이브리드에어 2L(B)과 시트로엥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L(SUV-B)을 오는 10월 열리는 파리 모터쇼에 출품할 계획이다.
두 모델은 1.2리터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과 연료 소비를 30~35%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에어 기술이 적용됐으며,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등 신소재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100㎏ 감량에도 성공했다. 하이브리드에어 기술은 압축 공기 저장 장치가 배터리 대신 2차전지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외에도 다임러는 오는 2017년까지 최소 10개의 PHEV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올해 초 선보인 바 있으며, 이어 C클래스와 E클래스 등의 순으로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문영롱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영국은 2011년부터 친환경차에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프랑스도 보너스 말러스를 매년 강화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촉진해 왔다"며 "독일 역시 내년부터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와 PHEV에 주차요금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해 친환경차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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