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고 500만원 보상 국민은행 ‘마음편한통장’ 가입자 몰려… 은행 전반 확산 조짐
피싱·해킹 등 금융사고를 당하더라도 피해금액을 은행이 보상해주는 일명, '착한 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5월 출시한 'KB마음편한통장'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3만5675좌(56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통장은 신규 가입 시 보험가입에 동의한 경우 현대해상화재보험의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실적이 한 번 이상일 경우 6개월 단위로 보험을 갱신해준다. 고객은 금융사고로 부당인출을 당하더라도 연간 5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타 은행에서 금융사기를 당한 경우에도 보상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 정보유출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상품"이라며 "출시한 지 4달 만에 수시 입출금 통장 중 실적 2위를 달성할 정도로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처럼 KB마음편한통장이 인기를 끌면서, 은행 전반으로 착한통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비슷한 개념의 'DGB행복파트너 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50세 이상의 고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은퇴상품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더욱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금을 제공해 준다. 대구은행 측은 "동부화재해상보험이 판매하고 있는 '프로미 고객 사랑보험'과 제휴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피싱 등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함께 증가하고 있는 고객들의 금융거래 불안을 겨냥한 것으로, 초저금리 시대에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금융사기 보장보험을 판매하고 있기는 했지만 고객들과의 접점이 부족해 많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고객들이 직접 대면하는 입출금 상품 설계에 추가하니 따로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가입절차도 간편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피싱사기 피해금액은 886억원(1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87.7% 급증했으며 파밍 등 신·변종사기 피해금액도 300억원에 달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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