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뺏기서 전략 선회… KT 결합상품 등으로 묶어두기 올인
KT가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에 앞서 고객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대거 출시했다. 특히 요금 인하 등 공격적 '가입자 빼앗기' 전략 대신 다양한 결합 상품을 통해 '가입자 지키기'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눈에 띈다.
KT(대표 황창규)는 29일 서울시 광화문 본사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단통법 시행에 맞춰 다양한 상품과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회사는 '집토끼 지키기'에 초점을 둔 단통법 시대 '6대 핵심 서비스' 출시를 알렸다. 직접적 요금 인하 대신 가족, 상품, 제휴서비스 등과 다양한 결합을 통해 이용자를 묶어두는데 초점을 뒀다. KT가 먼저 알린 이같은 방향은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간에 서로 가입자 빼앗기 위주의 경쟁에서 새로운 형태의 '묶어두기' 위주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가 선보인 새 멤버십 서비스인 '올레 패밀리 박스'는 가족 구성원이 KT 무선상품을 2회선 이상 사용할 경우, 구성원끼리 데이터와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형태의 결합상품이다.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데이터와 포인트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가족 구성원이 앱 박스에 데이터와 포인트를 넣어두고 꺼내 쓰는 방식이다. 또 1인가구를 겨냥한 결합상품인 '혼자 써도 부담 없는 인터넷 뭉치면 올레'를 출시, 월 7만9000원 이상 휴대전화 1대만 이용해도 유선인터넷을 1만원에 제공한다.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와이브로는 LTE와 결합을 통해 재기를 노린다. '와이브로 하이브리드 에그' 상품을 통해 와이브로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는 LTE망에 자동 접속해 건물 안, 지하, 도서 지역에서도 끊김없이 초고속무선인터넷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료는 LTE에 비해 최대 80%까지 저렴한 10GB에 월 1만5000원, 20GB는 월 2만2000원(24개월 약정·부가세 별도)으로 각각 책정했다. 이외에 회사는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하는 '올레 만마일 KB국민카드' 상품을 출시했다. 기가 와이파이 구축지역 확대, CGV 영화권 제공 확대 등 서비스 개선책도 발표했다.
회사는 상품서비스 개선을 계기로 '고객중심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조직정비를 단행, 고객 최우선 경영전략실을 신설하고, 해당 조직을 중심으로 회사가 보유한 모든 서비스를 샅샅이 분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용자의 시간, 장소, 상황 등 3000개 상황을 분석하고, 700여 프로세스 개선작업에 나섰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남규택 KT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단통법이 시작하는 10월 이후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물론 KT만의 서비스와 혜택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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