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고객 회복… 중화권시장 공략
분쟁조정 마무리됐지만 소송 진행형
분쟁조정 마무리됐지만 소송 진행형
지난 1962년 창립한 동양증권이 5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0월부터 사명을 변경하고 새 출발에 나서면서, 동양그룹 사태로 좌초위기를 겪었던 동양증권이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10월 1일부터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 유안타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다는 등 새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개인투자 피해를 불러온 동양그룹 사태를 거치면서 사실상 임시폐업에 달하는 위기를 겪었다. 문제가 된 계열사의 회사채, 기업어음(CP)의 판매채널로서 불완전판매 논란의 핵심에 놓이면서 대규모 고객 이탈을 겪었다. 동양그룹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대만 1위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의 인수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5월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8월 주주총회에서 새 사명을 유안타증권으로 확정 지은 바 있다.
사명 변경과 함께 동양증권은 기존 최대 강점이었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고객 회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양증권은 과거 1인당 5000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되는 종금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CMA분야에서 독주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11년 종금 라이센스가 만료된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바탕으로 CMA고객을 지켜냈으나, 동양그룹 사태로 지난해 6월 말 7조6000억원에 달했던 CMA잔고가 사태 이후인 9월 말에는 3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어 10월 이후에는 1조원 미만으로까지 줄어들면서 대규모 고객 이탈을 겪었다. 올 들어 2조원대 이상으로 회복세를 보인데 이어, 이번 사명 변경과 함께 영업활동을 재개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대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중화권 시장에도 영향력을 넓혀갈 계획이다. 대만 유안타증권은 자기자본 7조5000억원 수준의 자산을 가진 대만 1위 증권사로 현지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7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싱가포를, 홍콩 등에 탄탄한 화교 네트워크를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유안타금융그룹에 인수된 후 회사 정상화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위축되었던 영업활동을 재개하면서 예탁자산이 증가하고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1일 유안타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계기로 중화권에 특장점을 가진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고, 고객 신뢰회복과 회사 정상화를 통해 리테일과 IB에 강했던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회사채, CP불완전판매로 인한 투자자들의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과정을 거쳐 분쟁조정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지만 투자자들의 재조정 신청 가능성도 남아있어 마무리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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