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대 전략 스마트폰·반값 UHD TV 등 가격경쟁력·기술 향상… 국내 IT제조업 ‘빨간불’
과거 우리나라보다 '한 수 아래'로 취급받던 스마트폰, TV 등 중국산 IT 기기들이 중국 시장을 넘어 한국 시장에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중국산이 가격뿐 아니라 품질 측면에서도 한국 제품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국 IT 제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29일 화웨이코리아는 전략 스마트폰 'X3'를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ZTE와 에이수스 등 중화권 제조사들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한국 시장을 테스트하는 정도였다면 화웨이코리아의 X3는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고사양의 제품을 50만원대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는 전략을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화웨이가 출시한 X3는 기존 '아너6' 모델에 국내 시장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광대역 LTE-A(카테고리6)를 지원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이 같은 전략은 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집계 기준,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는 차례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으로 3위부터 5위까지를 휩쓸었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빠르게 쫓아오면서 '중국산'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빠르게 줄고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해외 직접구매 대행해주는 금강시스템즈는 "샤오미 스마트폰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게 나타나면서 올해 계속 거래 건수가 늘고 있다"며 "샤오미 폰을 구매 대행해 주는 오픈마켓이 수십 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레노버의 스마트폰을 해외 직구로 구매한 한 사용자는 "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양의 제품을 40만원대에 구입했다"며 "직접 써보니 만듦새도 견고하고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TV 시장도 중국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다음 UHD 유저 포럼은 지난 27일 서울 용산에서 카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톰슨(Thomson) 3사 65인치 평면 UHD TV의 화질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총점 96.91점을 받은 톰슨의 UHD TV가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96.20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종합점수 89.66점으로 3위에 그쳤다.
톰슨은 유럽 브랜드지만 중국의 TV 제조사인 TCL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톰슨의 65인치 UHD TV는 유럽에서1890유로(약 251만원)에 팔린다.
이번에 평가 대상이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국내서 470만원대에 판매된다.
이 카페는 내친 김에 톰슨 제품을250만원대에서 공동 구매하기로 했다.
하이센스, TCL, 하이얼 등의 중국 업체는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IFA2014 전시에서 벤더블TV, 커브드TV, OLED TV, 퀀텀닷(양자점) TV 등 차세대 기술들을 빠르게 선보이며 한국 기업과의기술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를 받기도했다.
중국 IT 제품의 한국 공략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화웨이코리아측은 첫선은 알뜰폰에서 보이게 됐으나 향후 이통사 쪽으로 유통을 확대해나갈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ZTE와 에이수스는 이르면 올해 말, 새로운 LTE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중국폰의 확장세를 몰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의 높은문턱에 잇따라 도전하는 배경은 최신네트워크 기술이 가장 빨리 적용되고있는 국가에서의 일종의 레퍼런스를 쌓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네트워크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성공이력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사업을확대해 나가는 데 좋은 레퍼런스가 된다 며 한국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는이유도 이 같은 이유 라고 설명했다.
강희종·김유정기자 mindle·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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