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시장이 레드오션화 되고 있어
SW와 IoT 부문에서 새로운 활력 찾아야
이번 ITU전권회의에서 표준 등 이슈 해결 기대
SW와 IoT 부문에서 새로운 활력 찾아야
이번 ITU전권회의에서 표준 등 이슈 해결 기대
![[시론] ITU 전권회의, IoT 활성화 기대 크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2902102351607001[1].jpg "[시론] ITU 전권회의, IoT 활성화 기대 크다")
불행하게도 디지털기기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 조사에 따르면 TV는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금액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도 TV는 금액 기준으로 역신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PC는 어떠한가? PC 역시 지난 2년 동안 금액기준 뿐 아니라 출하량 기준으로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PC와 TV의 부침에도 홀로 성장세를 보여 왔던 휴대폰 분야마저 상황이 녹녹치 않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휴대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금액기준으로 내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단가하락이 더 큰 탓이다.
더욱이 디지털기기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화되고 있다는 것이 국내 IT기업에게는 더 큰 고민거리다. 3, 4년 전만해도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중국, 인도 기업이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중국의 휴대폰 기업인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중국에서 삼성전자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팔아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역시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는 중국기업들의 급부상을 몸소 실감케 했다. 중국기업들은 국내 기업들도 선보이지 않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TV를 출품하는 등 세계 디지털기기 시장을 호령했던 국내기업들을 충분히 긴장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듯 싶다. 그런데 무엇이라는 화두가 항상 고민거리다. 해답은 이미 제시돼있다. 소프트웨어다. 디지털기기 시대가 저물어감에도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반 혁신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자동차, 웨어러블기기 등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기기 등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신 시장을 개척한다. 정부가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초중등교육부터 기업지원에 이르는 전략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소프트웨어와 함께 또 다른 블루오션으로 부각되는 것은 사물인터넷(IoT)분야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26억 개에 그치지만 오는 2020년에는 260억 개로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기기가 탄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규모는 2020년경에는 약 1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휴대폰과 TV, PC, 반도체를 합한 것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이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통신기술과 하드웨어기술, SW기술의 융합, 최첨단 ICT인프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빠른 수용 등이 관건인 만큼 국내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부에서도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조기에 구현할 수 있도록 올해 11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물인터넷 신 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IoT 시장을 보다 빨리 열기 위해서는 표준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각 기업별로 IoT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다보니 통일된 표준이 마련되지 못했다. 예컨대 S사의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다른 제조사의 홈네트워크 제품을 사용하면 동작하지 않는 식이다. 기업 간 표준을 넘어 국가 간 표준 마련도 시급하다. 그래야 세계적으로 보편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천운인지 모르겠지만 다음달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ICT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ITU전권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된다. 아태지역에서는 지난 94년 일본 교토에 이어 20년 만에 두 번째로 열리는 만큼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 IoT 조기 활성화를 위한 표준화, 주파수 발굴, 공통 기반의 플랫폼 등의 이슈를 의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ICT선진국답게 전 세계적인 난제인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및 각종 재난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IoT기술을 세계 공동으로 연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떨까? 표준 문제에서 앞서갈 수 있고 국격도 높이는 ITU 전권회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수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