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결제·인터넷뱅킹' 중심 고속성장 미국 사업차별화로 영업실적 향상 … 일본은 예금·대출 8년새 4배 껑충 국내, 금융위 규제완화 시사 '장밋빛'
![[알아봅시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현황과 시사점](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2902101858795001[1].jpg "[알아봅시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현황과 시사점")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을 주요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은행으로 가격경쟁력, 접근성, 비용절감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가 참여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성장하면서 기존 금융기관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의 현황과 성과를 검토하고, 국내 은행들이 참고할만한 시사점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징=기존은행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기반으로 하면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개별 독립회사 형태로 지점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만을 이용해 소매금융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완전 무점포형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로 설립됐으나 최근에는 자동화기기(ATM) 네트워크를 확충하거나 인터넷카페, 키오스크 등을 만들어 오프라인 채널도 일부 활용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하는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일례로 일본의 소니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전문 오프라인 채널인 '하우징 론 플라자'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무점포 영업을 통한 저렴한 업무처리비용을 무기로 기존 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등의 가격 경쟁력, 지역적 영업제한이 없는 활동영역, 영업점 방문 없이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편리성 등이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용고객이 은행 직원으로부터 각종 금융상품에 관한 상담이나 서비스를 받기보다는 스스로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금융상품을 검색하고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일종의 셀프서비스 시스템인 셈입니다. 또 365일, 24시간 운영해 고객의 시·공간적 접근성을 향상했으며 24시간 이용 가능한 전화 및 채팅상담 채널을 구축해 고객 문의에도 신속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 전문은행 동향=미국의 경우 1995년 10월 세계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설립된 이후 2000년 초반까지 30개 내외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됐습니다. 도입 초기 IT 붐에 힘입어 새로운 금융거래의 주류를 형성할 것처럼 보였으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 및 기술력으로 인해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많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타 금융기관에 인수·합병돼 2000년대 중반 12개로 감소 됐고, 현재는 십수 개의 은행만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고정비용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없는 임계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으로 초기 재무상태가 좋지 못해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나아가 2000년 중반 이후에는 인터넷뱅킹 이용률 증가와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으로 영업실적이 향상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일부 인터넷 선도 전문은행들이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지난 3월 기준 10대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자산은 4400억달러(약458조), 총 예금은 3039억달러(약316조)를 기록해 전체 상업은행 대비 각각 3.1%, 2.8%를 차지했습니다.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 동향=일본은 2000년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습니다. 2014년 현재 6개 은행이 영업하고 있으며 소니, 야후, 이토카도 등 비금융기업과 은행 공동출자 형식으로 설립돼 △자산관리 △온라인 지급결제 △모바일뱅킹 전문 등 특정 은행서비스에 집중하는 형태로 성장했습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의 자회사 '라쿠텐뱅크'는 전자상거래, 해외송금, 전자화폐 등의 지급결제업무에 특화해 성장했으며 자금 운용 측면에서는 대출보다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2014년 3월 기준 총예금 9조4000억엔, 총대출 2조8000억엔을 기록하며 2006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도 368억엔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2007년 SBI홀딩스와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SMTB)이 공동으로 설립한 'SBI 스미신 넷 뱅크'는 일본 최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성장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중입니다. 이 은행은 SBI 시큐리티스(증권사)와 합작을 통해 출시한 복합상품과 SMTB와 연계한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2009년부터 최근 5년간 예금규모가 5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전망=국내에서는 2002년과 2008년 두 차례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법적인 제약 및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규제 개혁 과제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허용된다면 다양한 ICT 기업들이 지급결제시장을 필두로 은행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같이 추진될 금산분리 규제 완화 역시 금융업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의 경우 비금융기관이 은행지분의 20%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유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 실명확인 절차 대체, 고객 이해의 부족, 고객인식의 신뢰도 확보, 불법거래의 방지 등을 위한 소비자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특히 실명확인은 고객의 편의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기존 은행들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은 새 수입 창출원이 아닌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채널을 대체하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자료제공=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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