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제품 '열매' 맺는 창조적 핵심 기술
주조·금형·열처리 등 제조업 성장 원동력
스마트폰도 케이스 주조기술 있어야 가능
정부, 산업기반 조성·전문인력 양성 지원
주조·금형·열처리 등 제조업 성장 원동력
스마트폰도 케이스 주조기술 있어야 가능
정부, 산업기반 조성·전문인력 양성 지원
![[알아봅시다] 뿌리기술·산업은 무엇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2602101832101001[1].jpg "[알아봅시다] 뿌리기술·산업은 무엇인가?")
최근 뿌리 기술, 뿌리 산업 등의 용어가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품 형상 제조공정에 필요한 주조,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 표면처리가 뿌리 기술·산업입니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 제품이란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역할을 해 뿌리기술, 뿌리산업이라고 2011년 이름 지어졌습니다. 이전에는 생산산업기반기술로 불리었습니다.
2011년 제정된 뿌리산업진흥법은 '뿌리산업'을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생활 곳곳의 뿌리 기술=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등은 왠지 기술적인 점보다 단순한 작업의 느낌이 듭니다. 강철을 깎고 녹이고 붙이는 단순하면서 고된 영역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이런 것도 뿌리 산업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런 것뿐 아니라 뿌리 기술 최근 첨단 기술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에서 창조적 가치 창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 뿌리기술은 세계적인 명품을 탄생에 원동력이 됐으며 지금도 그렇습니다. 시계인 스위스 롤렉스, 주방용 칼인 독일 엥켈, 만연필인 영국 파커도 고도화된 뿌리기술이 있었기에 세계적 명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작고 정확한 시계의 톱니바퀴, 부드럽고 균일하게 잉크가 나오는 펜촉 등을 만들 수 없었다면 이 제품들도 평범한 소비재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특히 디자인은 물론 제품 성능 향상을 통해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뿌리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머리카락 직경 10배 크기의 아주 작은 고정밀 나사는(소성가공 기술) 스마트폰을 더욱 얇게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며 주조기술은 얇으면서도 단단한 고광택 케이스 제작을 가능케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가시화면을 넓히기 위한 화면테두리(베젤) 크기를 최소화하는 금형 기술, 1㎜ 미만의 부분을 정확하게 도금할 수 있는 초정밀 표면처리 기술 등이 한국의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 1위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자동차에도 뿌리 기술인 정밀 금형 기술이 적용됩니다. 바로 차량 뒤 반사판입니다. 자동차 반사판은 후방차량의 헤드램프 빛을 반사해 야간 운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장치로 일정수준 이상의 반사율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은 정밀한 반사판을 생산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헌데 최근 국내 업체가 매우 정밀한(0.001㎜) 기술을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뿌리 기술은 병원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되면 자녀들의 예방 접종을 위해 한번은 겪어야 하는 자녀와의 '밀당', 어린 시절 느꼈던 주사기 바늘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뿌리 기술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모기의 침은 찔릴 때 고통이 없습니다. 모기의 흡혈침과 같은 크기의 미세한 바늘을 만들어 피부에 통점을 자극하지 않는 무통주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뿌리 기술·산업 지원책=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뿌리 기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많은 뿌리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 속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뿌리기업 지정요건을 완화해 최대 2500개의 뿌리기업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또 개별 뿌리기업들로서는 설치비용 등으로 인해 부담스러운 폐수처리시스템(도금), 폐주물사 재활용시스템(주조), 폐열 회수시스템(주조·열처리),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공통), 무정전 전원시스템(공통) 등을 뿌리산업 특화단지에서 기반시설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올해 8곳을 지정해 총 12곳의 뿌리산업단지에서 뿌리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뿌리산업 전문인력 양성대학원도 설립됐습니다. 올해 인하대, 경상대, 조선대 등 3곳의 대학을 선정해 올해부터 전문인력이 양성됩니다. 내년에도 추가로 대학을 선정하는 등 뿌리기술 인력 양성에 힘쓸 계획입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뿌리산업을 전공한 뒤 뿌리기업체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외국인에게 영주권 또는 국적 신청자격을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뿌리 산업의 자동화 공정으로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 효율증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16일 열린 '2013년 자동화·첨단화 지원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원가 50% 절감, 단순노무 80% 절감 생산성 향상 및 안전성 제고 등의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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