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455m 지하 터널에 안전하게 관리 20억년간 안정된 화강암 지층에 자리잡아 사용후핵연료 보관 홀 10m 간격 안전유지 공정률 10%… 연말 최종처분장 건설 계획
■ 사용후 핵연료 처리, 핀란드서 배운다
(하) 온칼로 연구시설 가보니…
사용후핵연료를 넣은 캐니스터를 영구처리하는 터널 내부의 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제공
지난 17일 방문한 핀란드 에우라요키에 있는 온칼로 최종처분 연구시설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약 1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이곳은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한 연구시설이며 정부의 건설허가가 예상되는 올해 말 최종 처분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 경사도 10%, 폭 5.5m, 높이 6.5m의 터널은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었다. 터널 입구 초입엔 지하수 때문에 바닥과 벽면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안내를 맡은 얀네 연구원은 "지하수도 나오고 암반의 질도 안 좋아 최초 1㎞(수직 100m)를 파는 작업이 어려웠다"며 "특히 터널 100m를 파는 작업은 18개월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지하수가 이렇게 나오는데 안전하긴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 무렵, 수직거리 175m에 다다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지하수는 사라지고 건조한 상태의 터널이 눈앞에 들어왔다. 얀네 연구원은 온칼로 연구시설은 20억년 넘게 지층이 안정되게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보기만 해도 단단해 보이는 화강암 지층을 가지고 있는 핀란드가 부럽기도 했다.
시속 20~30㎞의 속력으로 이동한 지 20여분. 지표면에서 455m 수직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지하바닥면인 '처분레벨'에 도착했다. 섭씨 15도 정도로 약간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며 입김도 나온다. 이곳이 사용후핵연료 최종처분 연구를 하는 곳이다. 지름 1.7m, 깊이 8m의 홀(경주방폐자이 사일로 같은)이 10m의 간격을 두고 위치해 있었다. 10m의 간격은 둔 이유는 사용후핵연료 보관 시 발생되는 열이 홀 간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처분장이 완성되면 이 홀에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캐니스터를 넣어 영구처리하게 된다. 캐니스터 1개당 무게는 30톤 정도며 캐니스터는 지상과 연결된 홀리프트를 통해 이곳의 홀에 보관된다. 안네 연구원은 "제일 먼저 벤토나이트를 홀에 깐 뒤 캐니스터를 넣고 다시 위에 남는 12㎝의 공간에 벤도나이트로 덮는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벤토나이트가 물과 만나면 부피가 커져 홀 전체의 빈 공간을 없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
안네 연구원은 시설을 둘러보는 내내 뿌듯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다. 그는 "120년 동안 사용후핵연료 처분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2002년부터 근무를 했는데 나무밖에 없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의미 있는 공간으로 변해) 전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터널의 안전성을 믿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