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운명 좌우할 의사결정 순간 많아 이성적 사고와 이상적 자질 필요 빠른 기술환경 변화속 자신감과 피드백 가져야
![[시론] `올바른 의사결정`의 핵심 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902102351607001[1].jpg "[시론] `올바른 의사결정`의 핵심 조건")
우리는 매순간 결정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무슨 영화를 볼까,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할까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결정들과 연구주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연구 장비는 어느 것을 사야 하나, 연구조건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 등 직업과 관련된 결정,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가야 하나, 직장은 어디를 정해야 하며 누구를 인생의 동반자로 해야 하나 등 인생과 관련된 결정 등…. 이러한 결정 중의 어느 부분은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특별한 고민 없이도 이루어지나 대부분의 경우는 많은 고민과 함께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내린 결정이 자신만이 아닌 다른 사람이나 기관, 국가, 심지어는 세계에 영향을 주게 될 때에 올바른 결정을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게 됩니다. 또한 결정하는 시기와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자가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기 위해 화학반응을 시작한 후에 무엇을 첨가할 것인가 혹은 의사가 환자의 수술 부위를 수술대 앞에서 고민하는 일 등은 생각할 수조차 없습니다. 정상적이라면 목표와 내용에 대한 철두철미한 분석과 연구, 심지어는 가상결과까지 검토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린 후에 많은 일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기관이나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면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순간은 더 많아지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많은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다수의 의견을 따르거나 자신의 확고한 철학과 지식에 의존하지만 막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항이 49:51과 같은 의견 분리가 있거나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에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참으로 어려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는 며칠 전에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교수인 필 로젠츠바이크(Phil Rosenzweig) 의「모두를 살리는 선택의 비밀: 올바른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Left Brain, Right Stuff): How leaders make winning decisions」를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이성적 사고(Left Brain)와 이상적 자질(Right Stuff)를 제시하고 올바른 결정을 위해 알아야 할 요소를 이야기합니다. 1. 경쟁체제 아래에서는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언제나 낫다. 2. 자신감엔 적당한 수준이 없다. 3. 지나친 자신감이 소심함보다 낫다. 4. 기저율은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얽매어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 5. 연습과 노력은 필요하지만 피드백과 조정이 있어야 한다. 6. 두둑한 배짱을 갖고,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 전문지식을 쌓는 것이 리더다. 7. 의사결정 모델은 실제 통제 가능하지 않은 변수를 통제한 것이다. 맹신해선 안 된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창의와 도전의 융합연구를 통한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연구 및 기술개발 환경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미래 유망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사업화의 촉진,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융합기술 연구 추진,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확대,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 및 융합 인프라 구축 등 기존의 미흡한 점의 보완과 새로운 융합기술 연구개발 전략 확보를 위한 추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환경 변화 속에서 필 로젠츠바이크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성적 사고와 이상적 자질을 가지고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게 낫고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며 지속적인 노력과 피드백을 통해 전문지식을 쌓아가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고통, 그리고 오랜 기간의 인내를 생각하게 해주는 서정주 시인의「국화 옆에서」가 가슴으로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한성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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