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3.0] `차세대` 의료정보 융합기술의 핵심](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902102251607001[1].jpg "[메디컬 3.0] `차세대` 의료정보 융합기술의 핵심")
최근 산업계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차세대(次世代)'이다. 차세대 전투기, 차세대 산업,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 차세대 에너지 등등. 어쩌면 '새로운'이라는 단어와 비슷하지만 뭔가 더 매력적인 느낌을 주기에 여러 분야에서 '남용'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차세대'라는 단어가 일종의 수사학(修辭學) 용어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진정한 '차세대'의 정의는 무엇이며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고 어떤 계획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가치를 가진 '차세대' 기술과 산업이 추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세대(Next Generation)'는 기존에 사용·활용 중인 것(현 세대)과는 차별화되고 더욱 발전된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발전 단계를 구별하는 것은 '현세대'가 가진 기술과 환경이 가진 한계가 극복되었는지 여부이다. 따라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필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현재 기술과 환경의 한계와 장단점을 충분히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 추진되는 각종 '차세대' 기술개발·산업 육성이 이런 부분을 충분히 준비한 다음 진행되는지 한번쯤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남북한 간 전쟁을 치르고 난 폐허 위에서 60년간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나라가 구현하고 있는 기술과 시스템을 연구하고 추격하는 것이 차세대 기술·전략의 근간이 되어 왔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맨 처음에는 일본과 기타 선진국 들의 기술과 산업을 모방해서 비슷한 것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더 좋은 것을 만들어 내어 글로벌 수준의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창의적인 '차세대'를 대비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대한민국 경제력이 세계 15위권에 해당하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차세대'는 단순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의 관점에서 수립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차세대(Next Generation)'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가 어떤 전략과 실천을 진행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정리해볼 필요 있다.
첫째, 기존의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에서 극복할 문제점이 무엇인가 정리하는 것이다. 실제 의료에 종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통합(integration)'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사용 중인 의료정보통신 기술은 이미 사용되던 정보통신 기술을 필요에 따라 개조하여 의료에 적용한 것이다. 필요할 때 마다 기존의 기술을 개조하여 적용하다 보니 너무 다양한 IT솔루션이 사용자(의료기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솔루션을 한 시스템에서 적용시키다 보니 연동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그때마다 개발해야 되고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대규모의 복잡한 작업(SI, System Integration)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작업이 한 의료기관에서 수행되어 성공하더라도 다른 의료기관을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작업이 다시 수행되어야 한다. 물론 이런 과정이 수익을 발생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는 산업이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바라볼 때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되는 의료서비스에 있어서는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고 완전한 통합이 가능해져야만 효율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성능(Performance)이 보장된다.
둘째, '차차세대(次次世代)'를 대비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의료의 발전과 우리가 추진하는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의 개발은 필연적으로 전혀 다른 미래 의료환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런 경향이 어떻게 발전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차세대' 의료정보기술을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보다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필자의 예상은 'Healthcare Service for Everywhere, Everyone and Everyday'의 개념이다. 전통적인 의료서비스가 의료기관에서만 이루어지던 지금과는 달리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모바일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인한 파괴적인 서비스 마케팅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웨어러블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이를 준비해야만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는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이다.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중요한 '차세대' 기술도 유지 발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은 노력한다면 세계를 주도하는 산업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른 자원과 환경은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고 생각된다. 장시간 이 분야에 투자해온 외국 선진 그룹에 비해 대한민국에게 넉넉히 보장되지 않은 자원이 있다. 한정된 자원은 바로 '시간(Time)'이다. 선진그룹과 우리의 지난 시간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하여 한정된 '시간자원(Time Resource)'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시간자원을 마스터플랜 수립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사의 노력에 적절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차세대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의 개발에서도 시행착오에 의한 시간낭비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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