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전년대비 24% 떨어진 870억 그쳐
국내 1위 한국IBM 30% '뚝'… 한국HP도 7%↓
국내 1위 한국IBM 30% '뚝'… 한국HP도 7%↓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사태를 비롯해 공공 부문에서도 악재가 겹치면서 수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IDC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4월~6월)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24% 하락한 870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된다. 전 세계 유닉스 서버 시장(-7.9%)과 비교해도 3배 이상이나 높은 하락폭을 보이고 있는데, 금융과 공공 부문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매출기준 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유지한 한국IBM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0%나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 금융권 차세대 사업 등을 수주하며 실적이 워낙 높아 상대적으로 하락폭도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34%의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HP도 7% 가량 매출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오라클만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소프트웨어(SW) 영역에 기대 매출을 조금씩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현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매분기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바닥을 칠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며 "대세가 돼가고 있는 x86서버로 인해 유닉스 서버 시장의 성장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닉스 시장의 부진은 시장 자체가 x86서버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쇠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다. 하지만 올 2분기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것은 금융과 공공 영역의 부진을 들 수 있다. 금융권 차세대 사업이 지난해 대부분 완료됐고, 카드나 보험, 캐피탈 영역에서도 실적악화로 IT투자를 줄이고 있다.특히 지난 5월 촉발된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태 이후 금융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금융당국과 KB금융 내부에서 유닉스 서버를 안정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으로 몰고 가면서, 금융권에서 단순 장비 증설 사업조차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데다 각종 비리 등으로 예정됐던 사업조차 연기되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예상됐던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사업은 '관피아' 납품비리 사건 여파로 제안요청서조차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드웨어 공급 규모만 100억원 이상이 예상돼 유닉스 업계가 주목했던 사업이다.
한국HP 관계자는 "상반기 잇따른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갈수록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있던 사업까지 연기되면서 돌파구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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