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히든챔피언` 넘어 `오픈챔피언`으로](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8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히든챔피언` 넘어 `오픈챔피언`으로")
히든챔피언을 배우자는 열기가 뜨겁다. 심각한 글로벌 위기하에서도 독일경제가 홀로 잘 나가고 그 근간에 히든챔피언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히든챔피언을 배우고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히든챔피언에게 무엇을 배우고 그것을 독일과는 다른 우리 현실에 접목하여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질문에 이르면 설득력있는 답변을 하는 논의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먼저 독일의 히든챔피언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기업경영의 핵심 5요소인 인력, 자금, 기술, 판로, 경영자 리더십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력에서는 낮은 이직률로 나타나는 안정된 고용을 바탕으로 성과주의 인적자원관리를 통해 직원을 헌신적이고 경쟁력있는 인재로 키우고 있다. 자금에서는 외부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높은 수익률에 기초한 자체자금조달방식을 통해 미래전략의 실행에서 자금제약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기술에서는 높은 R&D 투자비율을 바탕으로 대기업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탁월한 기술혁신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판로에서는 기업설립 초기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여 평균수출비율이 60%를 넘고 세계시장 점유율이 수십%에 이르는 탁월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경영자 리더십에서는 경영자 재직기간이 평균 20년에 이르는 장기경영을 통해 한우물을 파면서 핵심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행해야 할 전략들이다.
그럼 이런 독일의 히든챔피언식 경영만 실천하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오랫동안에 걸쳐 발전해온 독일의 히든챔피언의 강점을 짧은 기간에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히든챔피언이 선택해온 전략을 뛰어넘는 압축성장의 전략이 필요하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핵심역량을 내부의 능력으로 키우고 전략적 제휴나 아웃소싱 등 외부자원에의 의존은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었다. 이런 전략은 성장에 필요한 자원과 시간이 충분할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중소기업처럼 자원과 시간이 제약된 상황에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게 만드는 소극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의 자원만으로는 소기업을 벗어나기 어렵고 생존도 쉽지 않은 현실을 직시한다면 외부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이 아닌 필수의 전략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체 R&D만이 아니라 연구기관이나 다른 기업의 기술을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세계에 포진해있는 한상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확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이나 기업간 M&A, 부족한 경영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외부 경영자의 영입이나 다른 기업과의 협업경영, 이러한 외부자원 활용의 전제조건으로서의 경영투명성 확보 및 외부로의 정보공개 등의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히든 경영이 아니라 오픈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아직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아직 오픈(open)에 익숙하지 않다. 기업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원이나 투자자에 경영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경영자 혼자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폐쇄적인 나홀로경영의 사고가 지배적이어서 처음부터 실패가능성이 높고 실패하지 않더라도 성장의 정체에 빠져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진정으로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뛰어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다면 경영의 기본틀을 전면적으로 오픈경영으로 바꾸는 사고의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히든챔피언을 뛰어넘는 오픈챔피언이 필요하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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