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 바로보기] 의료산업 육성 `본질`에서 출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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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은 세계 일등이 되기 쉽지 않지만 경쟁력을 갖추면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다. 2012년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350조원, 제약시장 세계규모는 1000조원 정도다. 제약산업은 2016년경에는 1400조원 정도로 성장할 전망이며 의료기기시장 성장률은 제약의 두 배 정도 된다. 자동차 시장(2013년 600조원)과 반도체 시장(2013년 400조원) 규모를 생각하면 의료산업은 국가 총력전을 펼쳐도 될 만큼 판이 큰 분야다 . 선진국들이 탐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높다. 2013년 기준 GDP 약 1200조원으로, 세계 15위 규모다. 한국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평균 3.1%(2013) 정도다. 1위 미국이 한국의 16배 정도, 중국과 일본이 5배, 독일 4배, 프랑스와 영국이 2배 정도다. 5위 이후부터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봐서 상위 4대 경제대국을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자동차 생산능력 5위(2013), 조강능력 6위(2012), 메모리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1위(2012), 합성수지 등 화학제품 4위(2013) 등이 대한민국의 성적표다. 이에 비해 제약과 기기는 각각 1.5%, 기기는 1.1%(생산량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준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계획을 보면 양도 적고 방법도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산업기획을 다른 나라 것을 보고 따라 해서 그렇다. 따라 하면 갈 수 있는 위치는 2등이다. 1등이 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1등이 되기 위해 간과해선 안 될 것은 무엇일까. 의료산업을 의료 본질의 연장 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 인간이 농경사회를 구성하고 모여 살면서 인력이 손실되면 농업생산이 저하되기 때문에 생산수단으로서 인간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의료가 출발했다. 중세에는 민주주의 발달에 영향을 받으면 국민의 권리로 인식되었고 국가통치에 반영되었다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우선이고,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남는 성과물을 내다 팔면서 산업으로 확장되었다. 자국민을 지키기 위한 약을 개발했고 이것이 효과가 있다면, 이웃 나라가 이를 원하니 좀더 생산해서 팔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해외 강국들의 보건산업R&D 예산은 보건의료R&D에 포함돼 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연구목표 또한 자국민의 질병연구 및 제도 개선이 우선순위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산업적 시사점을 준다.

1등 기업을 가능케 하는 창의성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주부의 고민에서 시작된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가 그렇고, 항바이러스 신약 관련 핵심역량을 축적하며 어려움을 겪던 길리아드가 한순간 신종플루로 기사회생하며 세계시장에 등극한 것도 그러하다. 미국 내 패스트푸드 회사의 매출실적과 비례해 늘어난 비만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항지혈제와 관련 약들이 그러하다. 잡스의 아이폰 이전에도 노키아와 국내 대형전자회사가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뒤에 나온 아이폰은 사용 편리성으로 시장을 석권했다. 한국은 이후 빠르게 따라 잡았지만 이는 목표가 있으면 빠르게 따라잡는 한국형 경영의 성공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의료시장은 좀 다르다. 제품 출시 타임테이블 자체가 다르게 돌아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의료현장의 건강증진 노력의 부산물이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확률이 높다.

우리의 의료는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어느 글에서 읽었다. 동의한다. 문제는 가지고 나갈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가지고 나갈 것이 없는데 발전시키려니 답이 별로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 추격처럼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서 선진 해외 육성사례를 바탕으로 해서 기획하고 실행한다. 물론 이런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만약 이것만 존재한다면 투자금액과 양이 적은 한국은 출발선부터 뒤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작은 양을 상쇄할 차별화된 무엇이 있어야 한다. 기반에 의료의 본질에 충실한 의료산업 구조가 있어야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유명한 이 문구는 의료산업에 매우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윤인모(MD,MBA,Ph.D) 전문의ㆍ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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