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개발 위한 제안서 등 실제 위탁 계약과정서 원사업자 의무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부당한 하도급거래관행 바꿔 상생협력 관계로 발전해야
![[포럼] IT 하도급거래 관행 이대로 둘 건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602102251796001[1].jpg "[포럼] IT 하도급거래 관행 이대로 둘 건가")
최근 동반성장, 경제민주화, 소위 '갑·을관계'를 화두로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 전반적으로 개정됐다. 주요 개정내용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과징금 부과율 상향 조정, 벌점제 강화 등이다. 그리고 신고포상금 지급제도가 입법예고 돼 있다.
법률 상담을 하다보면 하도급법은 엄격하게 개정된 반면 IT산업분야의 하도급거래에서는 위법적인 관행이 지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요즘 들어 시스템 개발, 시스템 구축 등 용역위탁 관련 기업들의 법률 상담이 부쩍 늘었는데, 서면 미발급·부당한 단가인하·부당한 하도급대금 감액·부당한 발주취소·대금지연지급 등 하도급법 위반 내용들이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IT산업분야에서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급사업자가 거래관계유지를 위하여 원사업자와의 불리한 계약내용 등을 감수하고 신고, 형사고소 등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고,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본인들의 거래계약이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인지 모르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하도급법이 개정된 상황에서 관행적인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대로 지속해도 괜찮을까. 하도급법의 개정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면, 원사업자는 그동안 해오던 대로 부당한 하도급거래행위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고, 수급사업자는 불리한 계약내용을 그대로 감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하도급법의 개정내용에 따라 2013. 11. 29. 이후 체결되는 하도급계약부터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적용되고, 2014. 1. 17. 이후 체결되는 하도급계약부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원사업자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부당한 발주취소행위·부당반품행위·부당한 하도급대금 감액행위·기술자료 유용행위를 하여 수급사업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그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이고,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에게도 형사고발 권한을 부여, 해당 기관으로부터 고발 요청이 있는 경우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스템 개발(하드웨어, SW 개발), 시스템 구축 등 용역서비스업종에서 자주 이루어지는 하도급법 위반행위인 "경쟁입찰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살펴보자. 동일한 행위가 2013. 11. 29. 이전에 이뤄진 경우와 2014. 1. 17. 이후에 이루어진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면, 최근 하도급법 개정내용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3. 11. 29. 이전에 수급사업자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수사기관에 형사고소하거나, 법원에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었지만, 공정위만 전속고발권이 있어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아니하여 형사고소에 실효성이 거의 없었고, 법원에서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하도급법위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할 경우 원사업자는 부당한 단가인하행위로 취득한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며, 설령 원사업자의 행위가 하도급법위반행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급할 금액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이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도 비싼 변호사비용을 들여 100% 승소하여야 그나마 손해를 보지 않는 정도였고, 패소시 추가비용만 발생하기에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법적분쟁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낮았다.
2014. 1. 17. 이후부터 위와 같은 행위가 행해졌을 경우에는 검찰총장이나 중소기업청장 또는 감사원장의 고발요청이 있을 경우에 공정위는 고발할 의무가 있기에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형사고소를 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법원에 부당한 하도급대금결정행위를 이유로 최저입찰가에서 실제 체결한 하도급대금과의 차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게 되었다. 따라서,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가 관행적으로 해오던 위와 같은 행위를 하려고 할 경우에 향후 법적 분쟁을 대비하여 미리 증거를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하도급법의 개정내용을 아는 수급사업자라면, 원사업자가 위와 같은 하도급법위반행위를 하려고 할 경우에 원사업자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여 일단 최저입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용역위탁의무를 이행하고서 법원에 그 동안 준비한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원사업자는 조금의 이익을 취하려다가 오히려 손해를 입고, 거기에 더하여 공정위로부터는 과징금을, 법원으로부터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하도급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거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거래에도 적용된다. 이전 하도급법은 원사업자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수급사업자에 해당하는 중소기업보다 연간매출액이나 상시고용종업원수가 2배 이상 많아야 적용되었으나, 2011. 6. 30.부터는 원사업자인 중소기업이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보다 연간매출액이나 상시고용종업원수가 많기만 하면 적용되는 것으로 개정됐다.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용역위탁의 범위는 다양한데, 소프트웨어개발을 위한 제안서·마스터플랜, 시스템구축 관련 설계(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시스템개발(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네트워크 설치 등)등을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 영화·방송프로그램· 영상광고 등의 제작을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 시스템통합 시험 및 설치, 일정기간 시스템의 운영 및 유지·보수 등을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하도급법은 흔히 하도급이라고 부르는 경우, 즉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발주자)로부터 위탁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위탁을 하는 경우도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하도급법의 적용범위에 의할 때에, 중소기업(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영 관련업의 경우 상시근로자수 300명 미만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사업자가 연간매출액이나 상시고용종업원수가 적은 사업자에게 SW 개발, 시스템 구축 등의 용역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하도급법이 적용됨을 알고 하도급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원사업자의 의무, 금지사항을 위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도급법 적용대상의 하도급거래를 하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는 관행적으로 해오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자제하고 상생협력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임신혁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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